2021-07-25 16:20 (일)
[응답하라 우리술 204]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화이트에 집중한 '불휘농장'
[응답하라 우리술 204] 남들과 다른 시선으로 화이트에 집중한 '불휘농장'
  • 김승호 편집위원
  • 승인 2021.06.14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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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캠벨’에 빠져 있을 때, 이근용 대표는 ‘청수’에 집중
시장 선점한 스파클링 와인, 비대면 환경 맞아 효자상품 돼
인생 3모작 중인 이근용 대표가 지난해 청수품종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충북 영동으로 귀촌한 지 14년째. 남들과 다른 와인을 만들기 위해 ‘화이트 와인’에 집중한다. 그 결과 국내외 유수의 와인시음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할 정도의 와인을 생산해내고 있다.
인생 3모작 중인 이근용 대표가 지난해 청수품종을 수확하고 있는 모습이다. 충북 영동으로 귀촌한 지 14년째. 남들과 다른 와인을 만들기 위해 ‘화이트 와인’에 집중한다. 그 결과 국내외 유수의 와인시음대회에서 여러 차례 수상할 정도의 와인을 생산해내고 있다.

<대한금융신문=>시선이 생각을 결정한다. 원하는 것만 보고 싶어 하는 뇌는 익숙하고 편한 것만 찾게 돼 있다.

그래서 남과 다른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같은 물건도 삐딱하게 보려고 한다. 그래야 차별화시킬 수 있는 자신만의 특징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충북 영동으로 내려와 포도 농사를 지은 지 햇수로 14년, 와인을 빚겠다고 양조 시설을 들인지는 11년 된 젊은 양조장 ‘불휘농장’의 이근용(62) 대표도 그렇다. 남들과 다른 삶을 살기 위해 3번째 인생 드라마를 찍고 있는 중이다.

첫 번째는 평범한 대기업의 회사원으로, 그리고 두 번째는 고향 대전으로 내려와 뭔가 다르게 세상에 접근하기 위해 셀프세차장이라는 사업을 시작했던 이 대표.

하지만 너무 일찍 시작한 아이템이라 큰 소득은 없었단다. 그래서 이 대표는 귀촌을 생각하며 충북 영동을 찾는다.

그리고 시작한 것이 포도농사. 그런데 처음부터 양조장을 할 생각으로 덤벼든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화이트와인으로 이름을 널리 알려진 와이너리를 꿈꾸며 농사를 지은 것은 더욱 아니었다.

영동군이 와인특구로 지정되면서 와인에 눈을 뜬 이 대표는 그때부터 주경야독으로 와인 양조를 배우게 된다.

시험 삼아 와인을 빚던 이 대표는 두 번째 열린 ‘대한민국 와인축제’에 술을 출품하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또다시 남들과 다른 시선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된다.

모두가 캠벨 품종으로 빚은 엇비슷한 와인만 나온 당시 행사가 너무도 실망스러워서였다고 한다. 차이가 있다면 달고 드라이한 정도.

그래서 캠벨 포도나무를 정리하기 시작한다. 우연히 잡지에서 보게 된 ‘청수’ 품종이 산미가 있다는 글을 보면서, 와인양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그것이 지난 2012년의 일이다. 그때까지 청수는 농촌진흥청 등에서도 양조용으로 생각하지 않고 있었다. 어쩌면 이 대표의 새로운 발상이 청수 품종에게 생명을 불어넣었는지도 모른다.

불휘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와인 사진이다. 이근용 대표는 ‘시나브로’라는 순 우리말로 와인브랜드를 정하고 10가지 정도의 와인을 생산한다. 사진 왼쪽부터 ‘로제스파클링’, ‘스파클링’, ‘화이트 청수’, ‘캠벨드라이’, ‘캠벨스위트’ 순이다.
불휘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와인 사진이다. 이근용 대표는 ‘시나브로’라는 순 우리말로 와인브랜드를 정하고 10가지 정도의 와인을 생산한다. 사진 왼쪽부터 ‘로제스파클링’, ‘스파클링’, ‘화이트 청수’, ‘캠벨드라이’, ‘캠벨스위트’ 순이다.

‘시나브로’라는 불휘농장의 와인 브랜드가 지닌 뜻처럼 청수는 부지불식간에 유명해진다.

화이트 와인의 가능성을 확인한 진흥청에서도 식용포도에서 양조용 포도로 전환해 품종 홍보에 나서고, 지원사업까지 벌인다.

이렇게 빚은 화이트 와인은 시나브로의 시그니처 상품이 된다. 청수 품종의 특징인 산미와 상큼한 과일향이 절묘하게 균형을 이룬 맛.

가볍지 않아 중년의 기품까지 느껴지는 맛은 여러 양조장에서 청수를 양조하도록 만든 지향점이 됐다.

지금 이근용 대표는 약 1,500평 정도 포도 농사를 짓는다. 모두 화이트 계열이라고 한다.

청수에 이어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기 위해 ‘청포랑’과 ‘샤인머스캣’ 등도 심었다.

올해도 ‘나이아가라’와 ‘리즐링’을 몇 그루 심었다고 한다. 유럽산 품종의 국내 토착화가 어려워 몇 년 동안 실패를 하고 있지만, 와인의 경쟁력은 품종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 계속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불휘농장의 두 번째 시그니처가 된 스파클링도 남들보다 시장을 먼저 읽어낸 이 대표의 결정에서 비롯됐다.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스파클링 수요가 늘어난다는 점을 파악하고 몇 년 전부터 로제와 화이트 두 종류의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 그런데 이것이 최근 비대면 환경에서 효자가 되어주었다.

온라인 주문의 60% 이상이 스파클링 와인일 정도로 주문이 폭주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는 군내의 다른 와이너리에게도 알려져 몇 곳에서 탄산주입형 스파클링 와인을 만들기 위해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먼저 시작하면 곧 후발주자가 비슷한 양조에 나서는 상황이다 보니 이 대표의 고민은 계속 새로움에 맞춰져 있다.

지금은 영동군에서 재배되고 있는 체리와 커피로 술을 만드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도 시장에 곧 낼 예정이란다. 와인 종류만 10여 종이지만, 머물러 있으면 시나브로의 차별화 지점도 사라진다는 생각에 더 부지런해진다고 한다.

지난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불휘농장’을 찾으면 ‘시나브로 청수’와 캠벨과 아로니아를 블렌딩한 ‘레드와인 드라이’를 꼭 시음해보길 바란다.

그리고 알렉산드리아와 청수를 블렌딩한 스파클링 화이트도 찾아 마시길 권한다. 각 품종의 장점을 어떻게 균형감 있게 살렸는지 마시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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