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사 수익성 악화에 유료전환
영세 가맹점은 추가 비용 발생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현대카드의 자회사 블루월넛(VAN사)은 지난 2월 VAN사업을 철수하고 PG사업만을 영위하고 있다.

VAN 사업은 부가통신사업으로 가맹점과 카드사 간 통신망을 구축해 카드사용 승인중계, 전표 매입 등을 주 업무로 하는 사업이다. PG사업은 전자지급결제업으로 온라인 가맹점과 카드사 간 결제를 연결하는 서비스다.

블루월넛이 VAN사업에서 철수한 건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지속적으로 인하되자 카드사가 VAN사에게 지불하는 수수료도 줄어들었다.

카드사의 수수료율 인하가 VAN사의 수익성 악화를 불러온 것이다. 이는 가맹점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VAN사, 정률제 변경 이후 수익성 악화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VAN사의 VAN사업 부문 영업수익은 1조1747억원으로 전년(1조2999억원) 대비 1252억원 감소했다. 지난 2018년(1조4149억원) 이후 감소세다.

금감원은 VAN사업 수익감소를 중개수수료 감소와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거래 비중 증가에 의한 것으로 분석했다.

VAN사업자들의 중개수수료가 감소하는 건 카드업계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감소되면서 카드사가 VAN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 산정방식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VAN사의 수수료 산정방식이 건당 수수료를 지급하던 정액제에서 결제 금액에 따라 수수료를 책정하는 정률제로 변경됐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에 대비한 전환이었다.

소비자가 카드 결제 시 VAN사에게 부담하는 비용은 상품의 가격에 상관없이 일정하다. 하지만 정률제 변경 이후 상품 가격에 따라 수수료를 책정받게 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은 추가 비용 생겨

이에 VAN사들도 비용을 줄이기 시작하면서 가맹점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VAN사가 무료로 지급하던 포스 기기, 감열지 등 상품과 서비스가 유료화된 것이다.

업계는 VAN사가 본격적으로 가맹점들에게 서비스를 유료화한 시점을 2017~2018년으로 추정한다. 정률제 전환 이야기가 나오자 수익성 보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영세한 가맹점의 경우 추가 비용이 생겼다는 것이다. 지난 2016년 연매출 2억원 이하의 중소가맹점은 0.8%의 우대수수료를 적용받았다. 현재도 연매출 3억원 이하의 가맹점에게 0.8%의 수수료를 적용한다.

연매출 2억원 이하 가맹점은 카드사에게 이전과 동일하게 수수료를 지급하지만, VAN사의 서비스 유료화로 추가 비용만 생긴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과 VAN사 그리고 포스 기기별로 월별 납입금액이 달라 정확한 계산이 어렵지만 매출이 낮은 가맹점에서 수수료율 인하보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며 “영세한 가맹점을 중심으로 수수료율 인하로 인한 혜택과 관리 비용 중 어느 쪽이 더 큰지를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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