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원대 수탁고, 절반 이상까지 ‘뚝’
“투자 다각화로 수익성 타격 줄여야”

<대한금융신문=장하은 기자> 메리츠자산운용이 투자일임 계약고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수수료 수익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투자일임이란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회사가 투자자의 자금을 전부 또는 일부를 일임받아 운용해주는 것을 뜻한다. 자산운용사는 주로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일임받아 주식, 채권, 부동산, 재간접 투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한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메리츠자산운용의 투자일임 계약고는 5353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000억원)보다 647억원 감소했다. 주식형과 파생형에서 각각 512억원, 135억원씩 빠져나갔다.

투자일임 계약 건수는 130건으로 전년(90건)보다 40건 늘었으나 계약고 감소세는 여전한 모습이다.

메리츠운용의 일임 계약고는 지난 2017년까지 연간 1조~2조원 대를 웃돌았다. 하지만 2018년 8000억원을 육박하는 자금이 대량 빠져나갔고, 최근까지 4000억원~5000억원대를 맴돌며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투자일임 계약고가 꾸준히 줄며 수수료 수익은 5년 새 반토막이 났다. 일임계약 수수료를 포함한 메리츠운용의 수수료수익은 2015년 278억원에서 2016년 223억원, 2017년 175억원, 2018년 137억원, 2019년 116억원, 2020년 108억원으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메리츠운용이 투자일임 자산 배분 전략을 고민해 볼 시점이라고 진단한다. 메리츠운용의 운용 자금은 주식과 파생형에만 쏠려있어 작은 시장 변동에도 계약고 규모가 크게 줄어들고, 이는 곧 수익성에도 타격이 간다는 지적이다.

메리츠운용의 투자일임 자산구성(6월 22일 기준)을 살펴보면 주식형 37억원, 파생형 5316억원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외 혼합주식, 혼합채권, 채권, 투자계약, 재간접, 단기금융, 부동산, 실물, 특별자산, 혼합자산, 투자일임기타 등에 투자된 자금은 없었다.

반대로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등 대형사부터 디비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등 중소형사까지 최근 일임 계약고가 늘어난 회사들은 모두 자산구성이 골고루 분배된 모습이었다.

메리츠운용도 지난 2017년까지 주식과 파생형을 포함한 채권, 혼합채권 등 자산구성이 고르게 분배된 형태였다. 그러나 2018년부터 현재까지는 주식과 파생형에만 자금이 몰려있는 상태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포트폴리오가 단순한 회사들은 작은 시장 변동에도 타격을 그대로 받는다”면서 “몸집 크기가 경쟁력인 자산운용업계에서 계약고를 꾸준히 늘리기 위해 자산을 전략적으로 배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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