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회보험료 전년비 460% 껑충
늘어난 사업비에 디지털화 집중

(사진=KB생명)
(사진=KB생명)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올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KB생명이 법인보험대리점(GA) 채널을 통해 영업을 대폭 확대했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생명의 올 4월까지 GA채널 월납환산보험료(CMIP) 82억2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억1000만원을 거둬들인 데 비해 291억원(54.8%) 가량 증가한 수치다. GA업계 판매 순위로는 3위권에 안착했다.

GA 주력상품은 7년의 약속 평생보험(종신보험)이다. 저축성보험 중심으로 몸집을 불려오던 KB생명은 지난해부터 GA채널을 통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고 있다. 저축형 상품의 경우 판매량이 증가하면 수입보험료 자체는 늘어나지만 손익효과는 크지않다. 오는 2023년 도입될 새 국제회계제도(IFRS17)에서 책임준비금에 대한 부담도 크다.

다만 아직 KB생명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파는 보험) 채널을 통한 저축성보험 의존도가 높다. 올 들어 3월까지 약 88%의 초회보험료가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해 유입됐다. 초회보험료란 고객이 가입 이후 처음 납입하는 보험료다. 보험사의 신계약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다.

KB생명은 GA·방카슈랑스 채널 실적에 힘입어 올 3월까지 575억원의 초회보험료를 거둬들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0.8% 급증한 수치로 올해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큰 상승폭이다.

공격적인 상품 판매 확대 전략이 실적에는 악영향을 끼쳤다. 상품 판매는 늘었지만 수수료 부담도 함께 증가한 탓이다. KB생명의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5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2% 감소한 순익을 내는 데 그쳤다.

업계에선 공격적인 영업으로 신규 계약자를 대거 확보해 판매량을 대폭 늘렸지만 막대한 사업비 행보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영업확대로 몸집은 커지고 있으나 실질적인 이익이 비례하지는 못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봤을 땐 수익면에서 리스크가 있지만 최근 변액사업, 디지털 역량 강화 등을 강조하는 등 다각적인 수익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KB생명은 사업비 절감을 위해 영업·고객 서비스의 디지털화에 주력하고 있다. 외형 확대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기 위해 KB생명은 지난달 1300억원대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2013년 이후 8년만의 자본확충이다.

한편 허정수 KB생명 대표는 이달 초 열린 창립 17주년 기념식에서 “고객 39만명, 보유계약 49만건, 자산 10조원의 종합보험회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2022년까지 연 평균 15% 성장할 것”이라고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지난해 KB생명의 매출액은 1조8978억원으로 현재 추세를 감안했을 때 올해 매출 2조원은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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