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 긴급제안에 오렌지 정기총회 철회
일부 부부장 승진…신입 임금차도 해소

7월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한다. 사진은 신한라이프 새 CI
7월 1일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 통합 법인인 신한라이프가 출범한다. 사진은 신한라이프 새 CI.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오렌지라이프생명 노동조합이 신한라이프 출범식 전날 예정(29일자 신한라이프 출범 전날도 진통…오렌지 직원은 ‘불참’ 선언)했던 정기총회를 전면 철회했다. 신한생명 기존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는 상황이다.

3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오렌지라이프 노조는 전날 오후 늦게 사측이 제시한 협상안을 수용, 오늘 예정했던 정기총회를 취소했다.

사측은 올 하반기 도입될 ‘매니저-시니어-주니어’로 나뉘는 직급체계에 오렌지라이프생명의 차장급 직원 일부를 매니저로 편입시키기로 제안했다. 매니저는 신한·오렌지라이프생명 ‘부장-부부장’ 직급이 대상이다. 

매니저 승진에 따른 임금인상은 추후 신한·오렌지라이프생명 통합 단체협상 시점에 적용될 전망이다. 단, 인상분은 신한라이프 출범일인 7월 1일자부터 소급 적용 조건이 붙었다.

그간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는 신한생명에만 존재하는 부부장 직급이 오렌지라이프생명에서 오래 근무한 차장보다 직제상 윗 직급에 해당한다며 직급체계 개선을 요구해왔다. 

신한생명(4300만원)과 오렌지라이프생명(3800만원)간 신입직원에 대한 연봉차이 문제도 주니어 직급 내에서 추후 통합 단체협상을 통해 해소될 수 있도록 상호간 합의하기로 했다. 이 또한 임금인상은 7월 1일자부터 향후 단체협상 체결 시점까지 소급 적용된다.

이전까지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는 사측이 제안했던 인사안을 전면 보이콧 하며 강경 대응을 이어갔다. 

정기총회도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원 전부가 의무 참석하는 자리였다. 출범 전날 정기총회, 출범날인 다음달 1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농성 및 기자회견 등을 예고했던 것도 신한라이프 출범 전 사측과의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복안으로 풀이된다. 

신한라이프 공식 출범일 전날 예상됐던 진통은 해결 수순에 돌입했지만, 남은 건 신한생명 직원들의 불만이다. 사측이 양 보험사 노조에 상반된 태도로 임하고 있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신한생명 블라인드에선 신한생명 노조도 오렌지라이프생명 노조와 같은 스탠스를 가지지 않는 한 사측과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오렌지라이프생명이 출범 전날 파업에 준하는 정기총회 결정으로 협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다.

다만 신한생명 노조의 경우 사무직 직원들을 텔레마케팅(TM)부서인 해피콜 업무로 발령낸 것 이외에 현재까지 특별한 요구조건을 사측에 전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신한생명은 이달 초 신한생명 사무직만을 대상으로 신한라이프 해피콜 업무에 대한 사내 채용공고를 낸 뒤 신한생명 사무직 직원 일부를 해피콜 부서로 이동 발령냈다.

반면 오렌지라이프생명은 이 업무를 외부업체에 도급을 맡기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었다. 양사는 합병 이후 동일 업무에 대해서 동일 고용 형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지만, 도급 체제로 운영하던 오렌지라이프 해피콜 업무를 신한생명 사무직 직원이 떠안게 된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신한생명 노조도 지난 3월 사측이 제시한 HR안건에 대한 외부자문 결과를 최근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정기총회 철회결정 이후 노조원들에 소식지를 돌리며 행동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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