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채권 등 자본 확충
고객층 겹쳐 경쟁 대비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지주계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끌어모으며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의 경쟁을 대비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저축은행은 지난달 25일 700억원 규모의 후순위 채권을 발행했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지난 5월 10년 만에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을 확충한 바 있다.

최근 지주계 저축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건 중금리 대출 시장 강화를 위해서로 풀이된다. 오는 7일 법정 최고금리가 인하되면 대출 시장이 중신용자 위주로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KB저축은행은 오는 2023년까지 저축은행 상위 5위권 업체로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달성을 위해 중금리 대출 비중을 전체 대출의 5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우리금융저축은행도 상위 10위권을 노리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중금리 대출 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업계는 자금 확보 움직임이 지주계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관측되는 이유로 인터넷 은행과의 경쟁 대비를 꼽는다.

그간 저축은행은 1금융 은행권과 고객층이 다르고 중금리 대출의 기준도 달라 경쟁할 일이 없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 확대를 강조함에 따라 인터넷 은행은 오는 2023년까지 중금리 대출 비중을 30%로 끌어올려야 한다.

이에 일부 고객층이 겹쳐 1금융권에서 상대적으로 중·저신용자를 취급해야 하는 인터넷 은행과 2금융권에서 상대적 고신용자를 취급하던 지주계 저축은행 간의 경쟁이 예상된다.

지난 5월 중금리 대출 요건이 변경되면서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게 실행하는 대출 중 은행은 6.5%, 저축은행은 16.0% 이하로 취급되는 대출이 중금리 대출로 인정받게 된다.

금리 6.5% 이하로 책정되는 4등급 이하 차주들에서 지주계 저축은행과 인터넷 은행의 고객층이 겹치는 상황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지주계 저축은행의 저금리 대출 취급 비중이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터넷 은행과 고객층이 겹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이 중금리 대출을 연일 강조하는 상황에서 중금리 시장에서 금융사 간의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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