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조만간 외화보험 가이드 발표
“당국 방침 따라 출시여부 판단할 것”

(사진=메트라이프생명)
(사진=메트라이프생명)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메트라이프생명이 달러보험 신상품 출시 시기를 두 차례 연기했다. 외화보험 동향을 예의주시하는 금융당국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메트라이프는 오는 6일 출시 예정이었던 '간편가입 백만인을 위한 달러종신보험'의 판매를 연기하기로 내부 결정했다.

당초 메트라이프는 해당 상품을 지난달 출시하려 했으나 달러보험 규제 강화 분위기에 한 차례 출시를 연기한 바 있다. 메트라이프생명 관계자는 "당국의 달러보험 방침을 준수해 출시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간편가입형 달러보험은 달러종신보험에 3가지 질문(3·2·5고지)만 통과하면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한 상품이다. 가입나이를 최대 75세로 확대하고, 최소 가입금액도 1만달러에서 5000달러로 변경하는 등 가입 문턱을 크게 낮췄다. 

메트라이프는 지난해 전체 달러보험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달러보험 판매에 집중하는 보험사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화보험 가입자 16만5746명 가운데 메트라이프의 가입자만 9만4928명(57.3%)일 정도다.

달러보험 출시 보류는 외화보험 판매 규제를 강화하려는 금융당국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외화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원화 환산 시점 환율에 따라 변동하는 상품이다. 때문에 환율 변동 시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사에 외화보험 가입 후 보험금 수령 시 외화변동성에 따른 환차손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상품 개정을 주문하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외화보험에 소비자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메트라이프생명을 대상으로 부문검사에 나서기도 했다.

반면 보험사들은 환차손까지 보장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신 달러보험 가입 이후 원화보험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옵션을 제시했다. 조만간 금융위는 외화보험과 관련한 가이드라인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달러보험을 보는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며 "금융위가 현재 달러보험 관련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는데 메트라이프생명이 굳이 상품을 지금 출시하는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외화보험의 일종인 달러보험은 보험료와 보험금이 달러로 이뤄진 상품이다.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주로 판매해 왔으나 지난해부터는 삼성생명 등 국내 대형보험사들도 앞 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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