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간 2.5조 유입…운용사 혈안
수익률·가입자 유치 경쟁에 압박 커져

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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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금융신문=강수지 기자> 타깃데이트펀드(TDF)로 자금 유입이 지속되자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 압박이 커지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의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 도입 시 대안 상품으로 TDF가 떠오르면서 자산운용사간의 가입자 유치 경쟁 역시 펀드매니저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TDF는 투자자의 은퇴 예상연도를 목표시점으로 라이프사이클을 반영해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의 비중을 조절하는 금융상품이다.

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37조6001억원으로 연초 이후 1조2843억원 감소했다. 최근 1년 간을 살펴보면 무려 9조5775억원이 빠져나갔다.

반면 TDF의 설정액은 5조4990억원으로 연초 이후 1조8304억원 증가했다. 최근 1년 간은 약 2조4533억원이 유입됐다.

연금 가입자들이 낮은 수익률의 원금보장형 상품에서 높은 수익률의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갈아타면서 ‘연금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TDF 가입자가 늘고 있는 만큼 TDF에 대한 펀드매니저들의 수익률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자산운용사들이 미국의 TDF 성장사례를 벤치마킹하면서 수익률 역시 미국과 같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미국의 탑티어 자산운용사들의 연평균 TDF 수익률은 10%에 육박한다.

지난해 국내 전체 TDF의 1년 평균 수익률은 9.7%로 높았다. 그러나 TDF의 수익률이 미국과 비교했을 때 살짝이라도 떨어지면 해당 펀드매니저들은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고 해명해야 하는 등 압박이 컸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토로다.

또 공모펀드 중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는 상품으로 TDF가 두각을 나타내면서 자산운용사 간의 가입자 선점 경쟁이 펀드매니저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하소연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펀드 중 자금이 흘러들어오고 있는 것은 TDF밖에 없다”며 “펀드매니저들이 운용사간의 가입자 유치 경쟁과 함께 수익률 압박으로 스트레스 강도가 높은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운용업계의 화두는 상장지수펀드(ETF)와 TDF인데, TDF의 경우 퇴직연금 디폴트옵션과 함께 이제 막 열리는 시장”이라며 “선점해서 가져와야 하는 데 따른 스트레스가 있을 것이다. 퇴직연금으로 활용하는 만큼 장기적인 상품으로 길게 보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TDF 취급 자산운용사는 지난 2013년 1개사에서 지난해 12개사까지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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