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에 지점설립 인가 신청
“위험도 큰 물건 직접보유 많아”

<대한금융신문=박영준 기자> 방재컨설팅 분야서 세계 최대 손해보험사로 꼽히는 FM(Factory Mutual)글로벌이 국내 진출한다.

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FM글로벌은 최근 금융당국에 국내 지점설립 인가 신청을 냈다.

FM글로벌은 미국의 상호회사다. 주로 대형 선박이나 자연재해, 재산종합보험 등 위험도가 높은 보험계약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소방설비, 건축자재 등에 부여하는 자체 화재안전성 인증인 FM인증도 보유하고 있다.

그간 FM글로벌은 국내 보험사의 기업성보험(일반보험) 물건을 재보험을 통해 보유해왔다. 보험사는 보험가액이 크면 재보험에 가입해 보험금 지급위험을 분산한다. 

최근 발생한 쿠팡 물류센터 화재가 대표적인 재보험사의 위험인수 사례다. 지난 6월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쿠팡 물류센터에 화재가 발생하면서 사실상 전소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에 따른 손실액은 4000억원대로 추산된다. 

보험사들은 여기에 자기부담금을 제외한 3600억원대 손실을 보상해줘야 하는데, 정작 손실부담액이 가장 큰 곳은 재보험사가 될 전망이다. 보험사가 전체의 70%가 넘는 보험금 지급위험을 재보험사로 넘겼기 때문이다. 

재보험사는 위험을 분산한 대가로 보험사에 수수료를 받는다. FM글로벌의 이번 국내 지점설립은 재보험으로 받던 물건을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인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중간 과정에서 대리점에 지급하는 수수료를 줄이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내의 기업성보험 시장은 규모가 크지 않고, 대부분 국내 유일의 전업 재보험사인 코리안리가 점유하고 있다. 현재 국내서 재보험을 영위하는 회사는 10곳이지만 코리안리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나머지 9곳은 외국계 재보험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손보사들은 스스로 보험료를 책정하기보다 위험을 가져가는 코리안리가 제시하는 요율(보험료)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다는 지적이 지속돼왔다. 실제 지난 2015년 기준 79.2%에 달하는 기업성보험이 재보험사가 제시한 보험료가 그대로 적용됐다.

결국 손보사들이 기업성보험 인수 시 제대로 된 보험료를 책정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유가 적을수록 보험사의 이익도 줄어든다. 삼성전자, 현대차그룹, SK케미칼  등 세계적인 제조업 회사를 보유한 나라지만 손보사들은 기업성보험보다는 장기보험이나 자동차보험에 더 치중하는 모양새다. 

때문에 위험인수 및 컨설팅 역량을 가진 외국 재보험사들에겐 국내가 아직 시장성이 있다는 판단이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게 관련 업계 종사자들의 전언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FM글로벌은 보험 인수 시 보유비중이 높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라며 “특별한 영업 없이 기존에 국내에서 재보험으로 보유하던 물건을 유지만 해도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계산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FM글로벌은 지난 1835년 공장공제조합에서 시작됐다. 지난 1987년까지 42개의 상호보험회사가 생겨났지만 이후 3개 회사로 통합, 지난 1999년 3개사를 합병해 지금의 FM글로벌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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