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시간제 보험 확대 보급해야"
KB·DB손보 배민과 제휴해 상품 판매

<대한금융신문=유정화 기자> 임시직 배달종사자의 보장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떠오른 시간제 배달 보험 상품이 시장 활성화에 난항을 겪고 있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감사원은 '이륜자동차 관리실태' 보고서에서 국토부에 보험사와의 간담회 개최 등을 통해 시간제 보험 상품이 확대 보급될 수 있도록 조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시간제 보험 상품은 배달시간 데이터를 기반으로 라이더들의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기존 유상운송 보험에 비해 보험료가 합리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배달종사자가 가입해야 하는 유상운송 이륜차보험의 평균보험료는 177만원으로 가정·업무용(16만원) 보다 11배 이상 높았다. 높은 사고율로 인해 손해율이 다른 용도의 이륜차보험과 견줘 10%포인트 이상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주요 6개 배달업체 소속 종사자 29만여명 중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한 이는 전체 11.8%인 3만4731명에 그쳤다.

시간제 유상운송 보험은 긱 경제로 인한 유상운송 배달원의 보장공백 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안으로 떠올랐다. 금융위도 올 초 '보험산업 금융위 업무계획'을 통해 배달중에만 보험료를 책정·부과하는 시간제 보험 활성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현재 시간제 배달 보험(On-Off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보험사는 단 두 곳이다. KB손해보험과 DB손해보험은 배달업무 시간 동안만 보험 적용이 가능한 상품을 단체보험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배민커넥트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소속 배달 종사자만이 해당 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실정이다.

KB손보가 선보인 'KB플랫폼배달업자이륜자동차보험'은 임시 배달업종사자가 보험이 필요한 시간 동안만 이륜차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DB손보도 지난해 9월부터 우아한 형제들과 제휴해 '프로미카 플랫폼 배달업자 자동차보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이륜차보험 상품도 출시했다.

배민커넥트는 일반인 라이더들을 대상으로 이륜차 혹은 자동차 보험에 가입해야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쿠팡파트너는 4대보험 이외에 따로 단체보험 상품을 제공하고 있지 않다.

배달 종사자들은 원칙상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하지만 유상운송용 보험을 가입해야 하는 지 인지하지 못하거나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저렴한 개인용·비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한 라이더들이 많다. 라이더들이 책임보험을 초과하는 손해에 대한 보장을 제대로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배달사업주들이 일반인 라이더를 모집할 때 보험 가입이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를 강제하거나 권고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종사자들도 본업 외에 짬을 내 배달 일을 하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가입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시간제 보험에 대한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우려, 손해율 등을 이유로 보험사들도 관련 상품 개발에 신중한 분위기다"면서 "유상운송 보험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유상운송 이륜차의 사고율을 낮출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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