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대비 수익률 낮아
높은 비용과 금리 경쟁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부문 자산이 커지고 있으나 자산 대비 수익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카드사(신한·국민·삼성·롯데·하나·우리)의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은 9조115억원으로 전년 동기(7조6995억원) 대비 17.04% 증가했다. 총자산 증가율인 9.6%와 비교해도 큰 수치다.

올해에는 하나카드까지 자동차 할부 시장에 뛰어들었고, 지난해 말까지 자동차 금융 자산을 줄이던 삼성카드도 자산을 다시 키우면서 앞다퉈 몸집 불리기에 나선 상황이다.

카드사들이 자동차 금융을 확대하는 건 최고금리 인하, 가맹점 수수료율 재산정 등으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돼서다. 기존 사업에서 악재가 겹치자 신사업에 진출하는 모양새다.

자동차 할부 금융, 자산 대비 수익률 낮아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자동차 할부금융을 취급하는 6개 카드사의 자동차 할부 부문 수익은 706억원으로 전년 동기(646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자산 증가 속도에 비해 순익 증가 속도는 더딘 것이다.

카드사별 자동차 할부 수익은 신한카드가 324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KB국민카드 258억원, 우리카드 80억원, 삼성카드 36억원, 롯데카드 8억원, 하나카드 1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

이를 자산 대비 수익으로 분석하면 각각 신한카드 0.89%, KB국민카드 0.74%, 우리카드 0.67%, 삼성카드 0.60%, 롯데카드 0.77%, 하나카드 0.17%다.

지난 1분기 6개 카드사의 전체 자산 대비 수익률 평균 3.25%와 비교하면 자동차 할부 시장의 수익률은 5분의 1 수준이다.

고비용 사업인데 금리 경쟁까지

자동차 할부금융은 카드업계에서 고비용 사업으로 꼽힌다. 마케팅 비용, 대리점 운영비, 운영비 등 고정비용이 크며 인프라 구축 등 초기 진입에 드는 비용도 높은 편이다.

이에 더해 최근에는 카드사들이 타 카드사와 캐피탈과의 경쟁을 위해 금리를 낮추면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카드사들의 평균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대비 수익률 평균은 0.64%로 전년 동기(0.71%)보다 0.07% 줄었다.

삼성카드는 지난 4월부터 업계 최저 수준의 금리를 책정하며 자동차 금융 재확대에 나섰다. 현재 현대자동차 아반떼 기준 현금구매 30%, 60개월 할부의 최저금리는 삼성카드의 2.5%다.

타 카드사들도 2.8%~3.5% 대의 저금리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기존에 자동차 할부금융이 주력이던 캐피탈 사들의 금리 3.4%~7.15%와 비교하면 매우 낮다.

지난달에는 자동차 할부금융 자산 1위인 현대캐피탈이 금리를 0.7%포인트 낮추면서 시장 점유율 방어에 나섰다. 이에 카드사들의 금리 경쟁은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할부금융이 마진율이 낮은 것은 사실”이라며 “금리를 낮추면서까지 경쟁하는 건 자동차 할부금융이 리스크가 적고 안정적인 시장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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