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인 대표, “18도 막걸리 수요 너무 많아, 시설 증설 시급”
현 양조장 시설보다 2배 큰 양조장 올 연말까지 완공할 계획

전남 해남의 해창주조장은 아름다운 정원 속에 양조장이 자리한 곳이다. 사진은 이 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해창 18도’ 막걸리. 지난 1년 동안 막걸리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은 술이다. 현재는 수요가 너무 많아 양조장 증축이 완료되는 연말부터 생산 재개에 들어갈 예정이다.
전남 해남의 해창주조장은 아름다운 정원 속에 양조장이 자리한 곳이다. 사진은 이 양조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해창 18도’ 막걸리. 지난 1년 동안 막걸리 애호가들의 주목을 받은 술이다. 현재는 수요가 너무 많아 양조장 증축이 완료되는 연말부터 생산 재개에 들어갈 예정이다.

<대한금융신문=김승호 편집위원> 지난 1년 동안 나온 막걸리 중 사람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내린 술을 하나 고르라 하면 단연 ‘해창 막걸리 18도’일 것이다. 막걸리에 대한 일반의 관심은 물론 위상까지 한껏 드높인 점에서 ‘해창 18도’를 따를 술은 없을 듯싶다.
 
해창 18도는 한 병에 11만 원(출고가)이다. 현재까지 생산되고 있는 막걸리 중 가장 비싼 가격이다.

따라서 출시되자마자 이 술은 막걸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싸네, 비싸네’하는 가격 논쟁에서부터 애주가라면 한번은 이 술을 마셔봐야 한다는 시음론에 이르기까지, 이 술은 지난 1년 동안 막걸리 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다.

게다가 신세계 정용진 회장이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자신의 ‘인생 막걸리’라고 사랑 고백까지 하자 불에 기름을 붓듯 폭발적인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관심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일부 연예인들이 ‘11만 원’하는 막걸리에 대한 시음평을 내놓자, 전국의 주당들이 이 술 앞에 줄을 서기 시작했다. 결국 해창 18도 막걸리의 품귀현상이 일어나게 된다.
 
줄을 선 사람들은 대략 전국의 식품 및 주류 관련 학과의 교수들과 와인 동호인들, 그리고 술에 일가견이 있다고 생각하는 기업인들이었다.

여기에 일반인까지 가세하면서 이 술은 공급을 넘어서는 수요가 발생, 현재는 생산을 중지한 상태다.

해창 18도를 만나기 위해 전남 해남 해창주조장을 찾았다. 아름다운 정원을 가지고 있어, 지난 2014년에 농림부 지정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곳이다.

그래서인지 쉴 새 없이 방문객들이 몰리는 지역의 관광명소로 자리했다.

지난 2014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전남 해남의 ‘해창주조장’. 두번 덧술을 해 3양주로 빚는 알코올 도수 6도, 9도, 12도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18도 막걸리(4양주)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의 SNS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4년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된 전남 해남의 ‘해창주조장’. 두번 덧술을 해 3양주로 빚는 알코올 도수 6도, 9도, 12도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발표한 18도 막걸리(4양주)는 신세계 정용진 회장의 SNS 등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정원을 즐기기도 하고, 이 술도가의 막걸리를 시음하기도 하면서 오병인 대표와 막걸리 담론을 즐기기도 한다.

해창 18도에 관한 시장 반응을 뜨겁게 몸으로 느낀 오병인 대표는 현재 이 술을 생산하지 않고 있다.

기존 제품을 생산하기에도 바쁜데, 양조장의 생산 규모를 넘어서는 주문량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이 이유다.

현재 해창주조장에서 생산하는 막걸리는 알코올 도수 6도와 9도 12도, 3종이다. 이 술에 대한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서, 찬 바람이 불면 18도 생산을 재개할 계획이란다.

그런데 그때가 된다고 해서 수요를 다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오병인 대표의 이야기로 18도에 대한 예약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신세계, 롯데, 현대 등의 백화점에서 대량 구매 의사를 표시한데다, 일반인들의 주문 예약도 꽤 밀려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전언이다.

하지만 모두가 좋은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아니란다. “비료 포대에 막걸리를 넣어 파느냐”는 말부터 “왜 롤스로이스라는 이름을 붙였냐, 사대주의 아닌가”라는 반응까지 다양한 악플에도 시달렸다고 한다.

그런데 병을 바꿀 의사는 없다고 오 대표는 말한다. 우리 술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서 만든 술이기에 현재의 병 스타일을 고수할 생각이란다.

그리고 현재는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롤스로이스’라는 상표를 막걸리에 붙였던 것은 제조업 최고의 상징물이었기 때문이라고 부연한다.

물론 물론 상표 분쟁으로 더는 이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병인 대표의 마음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인데다, 18도 막걸리에 대한 잠재 수요도 제법 밀려 있는 상황이다 보니 양조장 증설이 시급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 대표는 현재 양조장에서 150m 떨어진 곳에 제2공장(기존 양조장의 2배 규모)을 세울 계획이다.

준공 목표는 올겨울이다. 그래야 해창 18도는 물론 기존 해창 3형제를 원활하게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한편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해창 6도가 시장에서 희귀아이템이 된 지 오래되었다.

오병인 대표는 현재의 시설에서 최적의 생산 비율을 찾기 위해 50%는 알코올 도수 12도, 그리고 30%를 9도, 나머지 20%를 6도에 할애하고 있다고 말한다.

수요가 많은 제품인데도 생산량을 상대적으로 줄였으니 쉽게 구할 수 없는 술이 된 것이다.

결국 오 대표의 말처럼 찬 바람이 불어야 해창주조장에도 순풍이 불면서 원활하게 이 술도가의 술들이 생산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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