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유치로 수익성 보전 나서
우량차주 대출로 안정성 확보 총력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카드사들이 고신용자를 유치하기 위해 잇따라 카드론 금리를 낮추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7일 삼성카드는 카드론 이자율을 기존보다 1%포인트 낮춘 연 4.9~19.9%로 조정했다.

같은 날 신한카드와 롯데카드는 0.06%포인트, 0.05%포인트 인하하면서 최저 금리는 각각 5.3%, 4.9%까지 낮아졌다.

카드론 이자율을 가장 먼저 낮춘 곳은 KB국민카드다. 국민카드는 지난 3월부터 고신용자 카드론 금리를 최저 수준인 3.9%까지 내렸다.

카드사들이 카드론 금리를 내리는 건 고신용자 유치를 위해서다. 그간 고신용자들은 급전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금리가 높은 카드론 상품을 이용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대출규제로 인해 수입이 높아도 은행권 대출이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자 카드론에 고신용자들의 수요가 생겼다.

업계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결정적이었다고 평가한다. 금융당국이 DSR규제를 통해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카드론은 예외로 내년 7월부터 적용돼 자금 조달이 필요한 고신용자들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카드론 잔액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업카드사 7곳의 카드론 잔액은 33조1788억원으로 전년 동기(30조3047억원)보다 9.5% 증가했다.

카드론 규모가 커지면서 금융당국도 주시하는 분위기다. 최근에는 금융감독원이 여신금융협회와 카드사에게 서면으로 카드론 속도 조절을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카드론은 연체율이 낮고 건전성도 양호한 편이다. 지난 1분기 카드사의 연체율은 0.26~1.52%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최고금리 인하, 수수료율 재산정 등으로 본업인 카드 결제에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자 고신용자 카드론을 통해 수익성 보전에 나선 모습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전체에서 고신용자 유치하기 위한 움직임이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카드론의 경우 다중채무자가 많아 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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