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서민금융상품 지원액 5.4조원 돌파
카뱅, 지난해 햇살론 첫 개시…케뱅은 아직

<대한금융신문=안소윤 기자>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등 국내 인터넷은행들이 매 분기 빠른 속도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으나 사회책임 금융 부분에선 여전히 미진한 행보를 보여 업계로부터 눈총을 받고 있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책임 금융 지원 규모는 5조421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4조3005억원) 보다 26% 증가한 수치다. 사회책임 금융 지원액은 새희망홀씨, 햇살론 등 은행권 대표 서민금융상품 판매 실적으로 집계한다.

상품별로 보면 지난해 새희망홀씨 3조6794억원, 햇살론17 9900억원, 햇살론유스 2234억원 규모로 집행됐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조1808억원으로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고 우리은행 7288억원, KB국민은행 6703억원, NH농협은행 6650억원, 하나은행 6196억원 순이었다.

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이 수익성 악화 분위기에도 불구 경기침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금융소외계층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 인터넷은행들은 가시방석에 앉은 모습이다. 은행 산업 주축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음도 아직 사회책임 금융 지원 역할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사회적책임 금융으로 159억원 지원에 그쳤다. 카카오뱅크는 서민금융상품으로 지난해 판매를 개시한 햇살론17과 올해 법정최저금리 인하에 맞춰 새로 도입된 햇살론15 취급 중이다.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영위하는 서민금융상품이 없다.

인터넷은행들은 출범 시기와 자산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는 일반 시중은행과 서민금융상품 취급을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항변한다.

그러나 지난해 카카오뱅크(27조)와 자산규모가 비슷한 광주은행(26.7조)은 357억원, 자산규모가 더 적은 전북은행(19조)은 3547억원의 서민금융상품 판매고를 올렸다.

이에 은행권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이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제한) 완화 등 신규 플레이어로서 특혜만 누린 채 수익성의 일부를 서민금융에 양보하는 사회적 책임은 도외시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서민금융에만 소극적으로 참여하는건 타당하지 못한 행태”라며 “자본 여력도 개선됐고, 중금리대출 취급 대폭 확대를 외치고 있는 와중에 서민금융 대상인 저신용자들을 심사할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달부터 은행권의 출연금을 활용한 ‘햇살론뱅크’가 새롭게 취급되는 데 13개 참여 은행 중 인터넷은행은 빠졌다.

케이뱅크의 경우 현재 금융당국에서 중·저신용 대출 활성화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청년 전·월세 대출과 햇살론15 추진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전·월세 보증금 대출 출시를 계획하고 있으며 청년 상품도 함께 고려 중”이라며 “정책 중금리대출 상품인 사잇돌대출도 이른 시일 내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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