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계, 발급 줄며 고객기반 축소

<대한금융신문=박진혁 기자> 기업계 카드사가 체크카드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카드사의 신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종합지급결제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9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발급 실적은 176만9000매로 전년 동기(205만9000매)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 2015년부터 지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용실적도 마찬가지다. 지난 1분기 기업계 카드사의 체크카드 이용실적은 4919억원으로 전년 동기(5131억원) 대비 212억원이 감소했다. 10년 전인 지난 2011년 1분기(1조695억원)와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사실상 기업계 카드사는 체크카드 사업에서 손을 놓고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기업계 카드사 입장에서 체크카드는 신용카드에 비해 수익성이 낮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카드사와 달리 영업점이 없어 모집도 어렵고, 타 금융사 계좌와 연동이 필요해 이용 수수료도 높다.

실제 삼성·현대·롯데 등 기업계 카드사 3곳은 올해 체크카드 신상품을 하나도 출시하지 않았다.

업계는 향후 카드사의 새 먹거리로 거론되는 종합지급결제업에서 기업계 카드사들이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한다. 종합지급결제업은 대출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금융업무와 계좌기반 서비스를 다룰 수 있어 카드사의 주요 신사업으로 여겨진다.

카드사의 종합지급결제업은 계좌를 활용해 급여이체, 카드대금·보험료 납부 등 신용카드로 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에 체크카드를 보유한 고객을 중심으로 영업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체크카드 기반이 약한 기업계 카드사들이 은행계에 비해 불리할 것으로 분석되는 이유다.

한국신용카드학회 서지용 학회장은 “소비자들은 자신에게 익숙한 금융사를 유지하는 경향이 있다”며 “체크카드 고객이 잠정적 종합지급결제업의 고객이라고 봤을 때, 시장 유지·확보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종합지급결제업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포함된 내용으로 면허 획득시 은행이 아닌 금융사도 계좌를 발급할 수 있게 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삼성·현대·롯데카드만의 계좌가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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