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카드론 빠지니 현금서비스 집중
신규실적 13조…전년比 6%↑ 금리할인·캐시백 등 고객몰이 저신용자 위주…부실 위험도
카드론 규제강화로 신음하던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서 활로를 찾고 있다. 취약차주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BC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1분기 현금서비스 취급실적은 12조77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2%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조341억원에서 1조4489억원으로 40.1% 늘어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이어 △KB국민카드 2조1136억원 → 2조3259억원(10.0% 증가) △롯데카드 1조3150억원 → 1조3777억원(4.8% 증가) △신한카드 3조1445억원 → 3조2844억원(4.4% 증가) 순이다.
실적이 감소한 곳은 삼성카드, 하나카드, 현대카드 3개사로 각각 0.3%(66억원), 2.0%(153억원), 4.2%(571억원) 감소했다.
카드업계 전반적으로 현금서비스 실적이 늘어난 건 장기카드대출 상품인 카드론이 올해 1분기부터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 포함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론과 달리 현금서비스는 DSR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DSR은 차주의 연간 총부채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금융당국은 차주들이 대출받는 업권, 규모 등에 따라 정해진 DSR 비율을 넘기지 못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DSR 규제로 카드론 실적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자 수익 보전을 위해 현금서비스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힘쓴 게 실적견인으로 이어졌다.
현금서비스 상승폭이 가장 컸던 우리카드는 올해 1월 현금서비스 금리를 30~5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펼쳤다.
KB국민카드는 올해 2월 삼성페이를 통해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고객에게 캐시백을 지급했다. KB국민은행과 연계해 특정 통장 신규고객에게는 현금서비스를 신청하면 금리를 10% 할인해주는 마케팅을 진행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간 취약차주의 빚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인식해 현금서비스 마케팅을 자제했다”라며 “하지만 신용판매 전망도 좋지 않고 카드론 규제까지 강화되자 수익 보전을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금서비스는 대표적인 급전 상품이다. 상환기일이 짧고 차주들이 부실우려가 큰 저신용자 비중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상품인 현금서비스는 고객층이 돈을 급하게 빌려 쓰는 사람이 많다 보니 그만큼 부실 위험도 크다”라며 “이전까지 카드사들이 현금서비스보다 카드론에 집중한 것도 이러한 리스크와 연관이 깊다”라고 말했다.
금융위원회 중소금융과 관계자는 “관련 사항은 지금 당장 확인하기 어렵지만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보통 기업 공시자료는 일부 오차가 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검토 후 공시한 자료로 살펴보고 있다. 금감원에서 내달 초 공시할 예정이기에 그때 면밀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정태현 기자 jth@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