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끝물…“예·적금 방망이 길게”

美 연준, 연내 3회 금리 인하 시사 증권가 “한은도 7월부터 뒤따를 듯” 단기→장기 예금 수요 이동 본격화

2024-04-09     안소윤 기자

올 하반기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예·적금 수요가 비교적 만기가 긴 상품으로 이동하는 모양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7월부터 본격적인 피봇(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할 전망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기준금리를 5회 연속 동결하면서 연내 3번가량 인하할 것임을 시사한 가운데 한국은행도 시기 맞춰 뒤따를 것이란 관측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펀더멘털 격차가 확대(현행 2%포인트)되는 가운데 한은의 금리 인하 여지는 연준이 만들어 줄 것”이라며 한은의 피봇 시나리오를 ‘7월부터 연내 3차례 인하’로 조정했다.

강 연구원은 “연준은 7월 금리인하 이후 단기적으로 동결 사이클로 진입하겠지만, 미국과 다르게 소비, 물가가 울퉁불퉁(bumpy)하지 않게 둔화하고 있는 한은은 추가 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기 진입을 앞두고 재테크족의 눈치작전도 시작됐다. 금리 정점이란 판단에 가장 이자율이 높은 예·적금 상품을 찾아 2~3년 동안 묵혀둘 분위기다.

국내 예금은행의 지난 1월 기준 기간별 정기예금 말잔을 보면 △1년 이상 2년 미만 잔액은 573조5995억원으로 전년 동월(538조9838억원) 대비 6.42%(34조6156억원) 늘었다.

또 같은 기간 △2년 이상 3년 미만(27조7388억원→31조6221억원)과 △3년 이상(23조7962억원→29조7578억원)은 각각 13.99%(3조8833억원), 25.05%(5조9616억원) 증가했지만, △6개월 미만은 205조2803억원에서 199조629억원으로 3.02%(6조2174억원)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뿐만 아니라 내년, 후년까지 금리 인상 사이클로 돌아서기엔 현재로선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은행들도 지난해 1개월, 3개월짜리 단기 예·적금 라인업을 강화했던 것과 달리 최근엔 장기 상품을 적극적으로 추천하고 있으며 고객들도 갈수록 지금보다 높은 이율의 예·적금을 찾기 힘들 수 있다는 판단에 고금리 막차를 타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 등 6개 주요 은행의 현재 대표 정기예금의 기본금리는 만기 12개월 기준 연 2.6~3.55%, 만기 36개월 기준은 연 2.8~3.6% 수준으로 형성돼있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