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승리 야권... 밸류업 세제혜택 불투명
지난 22대 총선에서 야권이 압승했다. 야권은 기업의 세금 감면에 부정적인 기조를 이어온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의 기업 세제 혜택이 예상처럼 이뤄질지 불투명한 상태다.
지난 11일 신한투자증권이 발간한 ‘총선 결과와 주식·채권시장 영향’ 보고서에서 강진혁 연구원은 상장주의 자사주 소각 시 이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감면해 주거나 배당소득에 대한 분리과세 등, 법 개정이 필요한 정책들은 이번 총선 결과로 모멘텀을 잃을 것으로 내다봤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법인세 감면 등과 같은 기업 세제 혜택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크기 때문이다.
다만 물적 분할 제한에 따른 소액주주 보호나 주주의 비례적인 이익을 보장하는 등의 사안은 여야 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국회 개원 후 초당적인 합의로 정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권업계에서도 기업 세제 혜택 확대 등에서는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지만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는 계속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밸류업 프로그램의 본질적인 취지가 기업의 세제 혜택 확대가 아닌 낮은 주주환원을 비롯한 문제 개선을 통해 투자자의 권리를 향상하고, 나아가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강 연구원은 “5월 2차 밸류업 발표부터 하반기 지수개발 및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이 예고돼 있다”며 “행동주의펀드나 상장사 차원에서도 주주환원과 관련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만큼 밸류업 프로그램 자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시선은 다음 달로 향한다. 금융위는 오는 5월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2차 세미나를 예고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밸류업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이 공개될 예정인 가운데, 이번 총선 결과가 세부 내용 선정 과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오는 5월 있을 2차 세미나에서 기업 세제 혜택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논의 될 가능성이 높다”며 “야당의 반대 기류가 있는 주제에 대해선 논의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총선 이후 저 PBR 섹터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총선 후부터 12일 현재 KRX 보험이 5.66% 하락하면서 KRX 지수 중 가장 높은 하락률을 기록했고 그 뒤를 이어 △KRX300금융(-4.35%) △KRX은행(-3.94%) △KRX증권(-3.32%)이 하락률 상위에 오르며 저 PBR주가 다수 포진한 금융주에서 하락 폭이 두드러졌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