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가정 분석] ‘매물’ MG·롯데의 엇갈린 청사진

2024-04-24     한지한 기자

매물로 나온 MG손해보험과 롯데손해보험이다. 양사의 운영 주체가 각각 공공기관과 사모펀드인 만큼 지난해 신계약 매출 인식 방법에 대한 청사진도 엇갈렸다. 특히 양사는 미래 보험금 유출을 대하는 계리가정이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아껴서 장래이익 늘린 MG>

MG손보에 따르면 지난해 유입된 신계약을 통해 향후 벌어들일 수입(미래현금유입액)의 현재가치는 39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30억원(27.7%) 줄었다.

신계약 모집에 소극적이었던 결과다. 지난해 신계약모집비용(보험취득현금흐름)의 현재가치는 580억원으로 전년(1110억원)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다. 이에 미래현금유입의 현재가치 대비 보험취득현금흐름의 비중은 14.5%로 전년보다 5.6%포인트(p) 하락했다.

반면 보험금 지출 비중은 전년보다 올랐다. 지난해 신계약에 대한 미래의 보험금 및 보험서비스비용 지출의 현재가치는 2810억원으로 미래현금유입 대비 70.4%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대비 3.6%포인트 오른 수치다.

보험금 유출 비중이 상승했다는 건 전년보다 보험계약유지율이 높다는 보수적인 가정이 적용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계약 유지가 많다는 가정이 적용될수록 보험금 지출과 판매채널에 지급될 유지수수료도 늘어난다.

최종적으로 산출된 마진율(미래현금유입의 현재가치 대비 CSM)은 16.0%로 2.1%포인트 올랐다. 신계약 축소를 통해 예상되는 장래 이익을 끌어올렸다는 게 업계 평가다.

<매출 급증한 롯데, ‘낙관성’ 엿보여>

롯데손보는 신계약 모집에 ‘올인(all-in)’하며 당장의 회사가치 상승에 집중했다. 롯데손보의 미래현금유입의 현재가치는 3조5280억원으로 1조1010억원(45.4%) 급증했다. 

신계약 증가 폭만 놓고 봤을 때 업권 내 최상위이다. 

같은 기간 롯데손보와 유사한 중소형사인 한화손해보험과 흥국화재는 각각 37.7%, 32.2% 늘었다. 상위 4개사인 삼성화재(27.8%), DB손해보험(7.4%), 현대해상(3.3%), 메리츠화재(-1.8%)등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세다.

보험취득현금흐름도 6790억원으로 신계약비 지출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미래현금유입의 현재가치 대비 비중도 19.3%로 전년 대비 4.7%포인트 크게 올랐다.

신계약비 지출 비중 역시 한화손보(17.7%), 흥국화재(16.0%)보다 높은 수준이며 상위 4개사 중 가장 높은 DB손보(19.5%)와 비슷하다.

보험금 지출에 대해선 MG손보 대비 낙관적인 가정이 엿보인다. 보험금 및 보험서비스비용 유출의 현재가치는 2조2610억원이며 미래현금유입 대비 64.1%로 전년보다 4.1%포인트 낮아졌다.

이에 마진율은 15.5%로 0.7%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쳤다. 신계약 매출에 따른 비용 지출 증가를 보험금 가정으로 상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매각의지 강해도 목표 달라>

업계는 양사의 운영주체는 물론 목표가 다른 만큼 가정 또한 다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양사의 공통점은 빨리 팔아야 할 매물이라는 점이다. 차이점은 MG손보의 경우 공공기관이 정리해야 할 대상이라면 롯데손보는 사모펀드에 한 푼이라도 더 안겨주고 떠나야 할 대상이다.

지난해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등으로 구성된 관리인 체제로 운영되면서 2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공개매각이 진행됐던 MG손보다. 공공기관인 만큼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하되 인수자가 혹할만한 수익성을 보여야 한다.

특히 예보 주도 매각은 부실자산을 걷어내고 인수하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이 가능하다. 신계약에서 비롯될 수익성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반면 JKL파트너스의 롯데손보는 신계약을 늘리며 당장의 몸집 키우기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한편 예보는 지난 19일 3차 공개매각을 통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사모펀드(PEF) 데일리파트너스와 JC플라워를 예비인수자로 선정했다. 예비인수자들은 실사를 거쳐 내달 말부터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9월 매각주관사로 JP모건을 선정하고 매각을 추진해왔다. 이달 중 예비입찰을 실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