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노트] '적자 탈출'
하나증권, 정상궤도 진입 중
김정기 하나증권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다만 지난해 적자 원인이었던 부동산 관련 충당금 적립은 계속해서 잠재된 상태다.
지난 26일 하나금융그룹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박신영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하나증권의 (실적) 턴어라운드가 버퍼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이던스가 있었는데 예상했던 수준대로 진행되고 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김 CFO는 "2023년 당사가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굉장히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고 운을 뗐다.
지난해 하나증권은 33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유일하게 적자를 봤다. 4분기 영업손실만 따로 떼면 3409억원에 달했다.
막대한 적자는 부동산 침체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에서 비롯됐다. 하나증권의 작년 4분기 충당금 적립 규모는 1240억원으로, 하나은행(680억원)·하나카드(560억원)·하나캐피탈(470억원) 등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충당금보다 월등히 많았다.
그러나 하나증권은 올해 1분기 109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김 CFO는 "작년에 선제적으로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만큼, 추가적인 손실 부담은 굉장히 감소한 상황"이라며 "1분기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고 모든 주요 지표 또한 정상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 속에서 각 사업 부문별로 (기존의) 경상이익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시장환경이 최악의 상황으로 더 나빠지지 않는다면 예상하고 있는 턴어라운드에는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에서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론에 대한 경각심이 거론됐다.
같은 자리에서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2분기부터 부동산 PF 정리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브릿지론을 포함해 세부적인 PF 익스포저 현황과 충당금 적립률이 어느 정도 되는지 설명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에 강재신 그룹 최고리스크책임자(CRO)는 "PF 익스포저의 경우 브릿지론과 본 PF를 포함해 8조원 수준"이라며 "은행이 60% 정도, 증권과 캐피탈이 나머지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업장 상태에 따라 10% 충당금을 쌓는 경우도 있으나, 평균적으로 약 5% 전후로 쌓고 있다"며 "2~3분기를 지나면서 브릿지론부터 본 PF까지 일부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이에 따른 추가 충당금은 좀 더 적극적으로 적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융권 뇌관으로 꼽히는 해외 부동산에 대해서는 "사업용 부동산은 미국과 유럽 위주로 가지고 있는데 약 5조원의 익스포저를 가지고 있다"며 "작년에 증권으로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을 손실로 인식하고 충당금을 적립했다"고 했다.
강 CRO는 "그러나 미국·유럽 오피스의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하락하고 있고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이 부분에 대한 추가 부실을 일정 수준 예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작년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충분히 쌓았듯 올해도 인식되는 부실에 대해서는 충분히 선제적으로 쌓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