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밸류업 기회”…지주 회장, 글로벌 세일즈 박차
정부 지원사격에 주주환원 열기 올해 들어 외국인 지분율 3%p↑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에 주주가치 제고 추진력을 얻은 금융지주 회장들이 여느 때보다 기업 가치홍보(IR)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내달 일본 도쿄에서 ‘SFG(Shinhan Financial Group·신한금융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번 행사는 그룹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홍보하는 행사다. 도쿄 증권거래소 등 일본의 기업가치 제공 방안을 벤치마킹해 마련한 자리로,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이 직접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진옥동 회장은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지난 16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지방자치단체가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홍보차 주최한 뉴욕 투자설명회(IR) ‘인베스트 K-파이낸스: 뉴욕 IR 2024’에 금융사 대표단으로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진 회장은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 방안을, 양 회장은 국내 금융그룹 사상 첫 배당 총액 기준 분기 균등 배당 도입을 강조하며 주주가치 제고를 약속했다.
또 두 회장은 행사가 끝난 후에도 며칠 더 뉴욕에 머무르며 현지 기관투자자들과 만나 한국 금융그룹의 성장 가능성과 밸류업 프로그램의 가치를 직접 알리며 외국계 큰 손 유치에 애썼다는 후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비롯한 부행장, 본부장 등 임원진이 우리금융지주 자사주 약 14만주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중에서 조 행장은 5000주를 매입해 총 3만주를 보유하게 됐는데, 이는 시중은행 은행장 중 최다 보유 주식 수다.
주주환원에 대한 금융지주 회장의 최근 광폭 행보는 벨류업 프로그램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자 함이 크다.
그간 당국의 압박으로 배당 등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 글로벌 투자시장에서 대표적인 저평가주로 꼽혀왔는데, 당국이 주주가치 제고 정책에 상당한 자율성을 부여한 현시점을 상황 반전을 꾀할 기회로 여기고 있는 거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IR 활동을 주기적으로 펼쳐왔는데,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이후 투자자들의 관심도가 이전과 확실히 달라졌다. IR 행사에 대한 참여율이 눈에 띄게 높아졌고,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다는 현장 후기가 쏟아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감독당국 책임자가 직접 범정부 차원의 지배구조, 세제 혜택을 거론했다는 게 주가 상승 여력을 풍부하게 만들며 해외투자자에게 높은 점수를 산 것으로 보인다”며 “물 들어올 때 노를 젓는다고, 최고경영자 차원에서도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판 삼아 세일즈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의 이날 장 마감 후 외국인 주식 지분율은 평균 62.62%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평균은 59.6%로, 올해 들어서만 3%포인트 높아졌다.
대한금융신문 안소윤 기자 asy2626@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