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의 밸류업 예고…‘피어프레셔’ 될까
밸류업 성공한 일본 보니 은행 94%, 증권 79% 공시 시총 높고, PBR 낮을수록 공시 참여 비중 높아
KB금융그룹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첫 주자로 나서면서 저평가 상장사를 중심으로 연쇄작용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KB금융그룹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마련해 오는 4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다. 이는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예고된 첫 사례다.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 일본증시의 밸류업 공시 현황을 살펴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고 시가총액이 높은 대기업일수록 공시이행률이 높았다.
도쿄증권거래소와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프라임 시장 기준 시가총액 1000억엔 이상의 PBR1 미만 종목 중 ‘주가 및 자본 비용을 의식한 경영’ 공시를 한 기업은 227개사로 이행률은 78%다.
이는 250~1000억엔(206개사, 59%), 250억엔 이하(34개사, 37%) 구간 중 가장 높은 비중이다.
업종별로 보면 평균 PBR 구간이 0.5 이하로 가장 낮은 은행이 94.1%의 공시이행률을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PBR1 미만인 철강과 전력·가스 업종이 각각 80% 이상의 공시이행률을 보였다. 저평가주인 보험과 증권도 각각 77.8%, 78.9%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대형 금융지주사가 밸류업 공시 첫발을 내딛은 만큼 금융지주를 비롯한 저 PBR 기업들이 밸류업 공시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권을 대표하는 지주사가 밸류업 공시 참여 의지를 드러낸 만큼 기타 상장 금융지주사와 저평가 대기업도 빠른 기간 내에 공시 대열에 합류할 것”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밸류업 공시가 자율이라는 점이다. 지난 2일 금융당국은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를 연 1회로 하되 시행에 대해선 기업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도쿄증권거래소의 경우 지난해 프라임과 스탠다드 시장 상장사에 저평가 요인 분석과 개선 방안에 대해 연 1회 이상 공시를 요구했다. 하지만 자율 공시라는 한계로 인해 지난해 말 기준 두 시장의 공시이행률은 각각 49%, 19%에 그쳤다.
또 다른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의미 있는 밸류업 공시이행률을 기록하려면 저평가인 중소형 상장사를 끌어들여야 한다”며 “인센티브나 직접적인 세제 혜택 등 이들이 혹할만한 확실한 유도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