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증권사가 우려하는 증권사

NH·IBK·키움·KB증권 4곳서 올해 미래에셋 목표주가 ↓ 부동산 손실 가능성이 근거 주가는 2월 이래 내리막길

2024-06-05     박이삭 기자

올해 증권사를 분석한 증권업 리서치 중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부정적 의견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낙관적이거나 희망적인 견해를 제시하는 업계 관행을 감안하면 드문 일이다.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해외 부동산 손실 가능성을 이유로 우려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들이 발간한 증권사 개별 분석 리서치는 총 182개이고, 이 가운데 목표주가가 하향 조정된 자료는 총 7개다. 회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 4개, NH투자·키움·삼성증권 등이 각 1개였다.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내린 애널리스트는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 강승건·이광준·정다원(3인 공동 발간) KB증권 연구원 등이다.

가장 최근인 지난달에 하향 의견을 낸 윤유동 연구원은 여전히 부담스런 해외 익스포저를 근거로 들었다.

그는 "해외투자 자산 3조9000억원(상업용 부동산 1조7000억원)에 대한 불확실성이 지속돼 실적 정상화 시점을 늦췄다"며 "(미래에셋증권이) 해외에 오피스·호텔·리조트 등 다양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국내 대비 관리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1만2000원에서 1만원으로 내렸다.

우도형 연구원 역시 부실 가능성이 있는 해외 부동산 투자를 우려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목표주가를 8200원으로 내리면서 "고금리 장기화로 해외 대체투자 자산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판단했다.

김재철 연구원은 미래에셋증권의 목표주가를 내렸다가 올렸다. 그는 지난 1월엔 7500원으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해외 투자자산 익스포저가 타사 대비 높은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김 연구원은 2월에 목표주가를 1만원으로 올렸다. 당시 그는 투자자산에 대한 손실 리스크가 아직 남아 있다면서도 최근 3년간 주주환원율 30% 이상을 달성해 온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이후 김 연구원은 목표주가 1만원을 고수 중이지만 리스크 해소에 대해서는 계속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지난달 발간된 미래에셋증권에 관한 최신 리서치에서 그는 "1분기 기준 충당금 관련 비용·투자자산 평가 손실 규모 등이 직전 분기 대비 78.1% 감소한 것은 고무적이나, 해당 분기에도 275억원의 투자 부동산 손실이 발생했다"며 "해외투자 부동산과 관련한 우려를 잠식시키기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승건·이광준·정다원 KB증권 연구원 또한 올해 1월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후(6900→6600원), 2월에 목표주가를 78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과 김재철 연구원은 부동산 리스크에 목표주가를 내린 뒤 주주환원에 힘입어 목표주가를 올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주당 7510원에서 출발한 주가는 2월 한때 9000원을 돌파했으나, 전날 7100원에 장을 마쳤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글로벌 우량자산에 대한 분산투자 문화를 확산하며 고객과의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증권업계를 포함한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를 주시하고 있다.

금감원 감독총괄국 관계자는 "국내 금융권이 손실흡수능력을 충분히 갖고 있어 투자 손실이 금융 시스템에 제한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면서도 "금융사 모니터링을 주기적으로 강화하고 각 회사로 하여금 내부통제 강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