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편입 무산 유력…
공매도 금지에 '중진국 함정'
공매도 접근성 부족 평가 내려 당국, 내년 3월까지 전산화 구축 "외인 투자자도 쉽지 않은 결정"
미국의 지수 제공 업체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이 한국의 선진국(DM) 지수 편입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SCI는 한국의 공매도 접근성과 관련해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대한 MSCI의 첫 의견 표명이다.
현재 MSCI는 선진시장·신흥시장·프론티어시장·독립시장 등으로 국가별 시장을 나누고 있다.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은 해당 기준을 바탕으로 투자 규모를 결정한다.
그간 우리나라는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영문 공시 의무화 등으로 MSCI 선진국 지수의 편입을 꾀했으나 이것들만으로는 역부족인 현실이 증명됐다. 공매도를 재개하기 전까지는 편입이 난망하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염동찬·신채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MSCI의 시장 재분류 결과가 발표되지만 올해에도 한국 증시의 선진국 편입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올해 안에 공매도가 재개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불법 공매도를 적발하기 위해 새 시스템·알고리즘 개발 등을 구현하려면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못을 박았다. 또한 여러 기관과 시스템을 연계하는 문제도 있다며 내년 3월을 목표로 공매도 중앙점검 시스템(NSDS)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달부터 기관들에게 자체 잔고관리 시스템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열린 '개인투자자와 함께하는 3차 열린 토론'에서 서재완 금감원 자본시장감독국장은 당국 측의 고충을 토로했다.
서 국장은 "2018년에 (공매도 전산화가) 추진됐다가 못한 사례가 있어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현실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이 필요했다"며 "벤치마킹할 만한 유사 사례가 존재하지 않아 다양한 방안이 검토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치 않고 다른 국가에 없는 전산 시스템 구축 의무가 부여됐다"며 "(외국인 투자자들도) 본사와의 협의를 해야 하는 등 굉장히 쉽지 않은 결정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