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M 걷어내니 상위사도 보험금 지급능력 흔들
삼성화재 킥스비율 100%p 낮춘 내부지표 '조정 킥스‘로 따져보니… “순수자본 부족하면 계리가정 변경시 킥스비율 요동칠 가능성 커“
상위 보험사조차 장부상 자본만으로는 예상치 못한 손실에서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이 충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실현이익(CSM)을 걷어낸 삼성화재의 내부 건전성 관리 지표인 ‘조정 지급여력비율(조정 킥스)’을 적용해 본 결과다.
조정 킥스비율은 국제보험회계(IFRS17)상 연결재무상태표 내 순자산(자본총계)에서 신종자본증권과 현금배당을 제외한 수치를 가용자본으로 두고 지급여력비율을 구하는 방식이다.
19일 대한금융신문이 생명·손해보험 상위 각 5개사의 조정 킥스비율을 산출한 결과 삼성화재의 지난해 말 기준 조정 킥스비율은 177.7%로 현행 킥스비율(273.0%) 대비 96%포인트(p) 줄어든다.
같은 기간 DB손해보험과 KB손해보험의 조정 킥스비율은 각각 118.9%, 116.7%으로 킥스비율(233.1%, 215.9%) 대비 각각 114.2%p, 99.2%p씩 감소한다.
현대해상과 메리츠화재의 조정 킥스비율은 각각 84.5%, 80.0%로 각각 88.6%p, 162.2%p 악화한다. 두 회사는 장부상 자본만으론 보험금을 전부 지급하기 어려운 상태라는 이야기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교보생명만 100%를 살짝 턱걸이했고, 대다수 보험사가 100%를 웃돌았다. 다만 킥스비율 대비 하락폭은 최소 39.8%p에서 최대 92.3%p에 달할 정도로 컸다.
IFRS17상 자본으로 따진 지급여력비율이 중요한 건 킥스상 가용자본으로 산출한 지급여력비율이 해지율이나 계약유지율 등 보험사의 계리적 가정에 따라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킥스에서는 가용자본에 CSM 등 미래보험료에 포함된 이익이 조정준비금 내 보험부채 시가평가차액 항목으로 포함된다.
시가평가차액에 포함되는 IFRS17과 킥스간 최선추정부채(BEL·CE) 및 위험조정(RA·RM)의 차이는 할인율과 충격을 주는 가중치만 다를 뿐 보험사의 최적가정에 정비례한다. 즉 킥스에서 부채로 인정하지 않는 CSM만 고스란히 자본성이 인정돼 가용자본을 키우는 요소가 된다.
결국 킥스 가용자본 내 조정준비금 비중이 클수록 향후 계약자의 해지 등이 대거 발생할 경우 킥스비율도 크게 악화될 수 있다. 킥스 가용자본 내 조정준비금 비중에 따른 변동성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특히 CSM 확보에 용이한 건강보험 판매를 많이 한 손보사일수록 변동성은 컸다. 손·생보 상위 각 5개사 기준 가용자본 내 조정준비금 비중은 손보 44.0%, 생보 21.7%였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시가 기반 지급여력제도가 미래 잉여 부채를 포함하다보니 CSM이 가용자본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가정 변동에 따라 킥스비율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라며 “미실현이익인 CSM을 빼고도 요구자본을 감당할 수 있는지 따져야한다”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