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 인도 시장 개척자, 미래에셋
[K-금융 챌린지] 현지 증권사 ‘쉐어칸’ 인수 리테일 계좌 100만개 돌파
해외 진출에 진심인 미래에셋증권이 인도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일 우상향을 그리는 인도 증시에서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글로벌전략가(GSO)로서 해외 기업 인수에 적극적인 가운데, 인도 증권사를 발판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해외 점포는 현지 법인 13개·사무소 3개 등 총 16개다. 이는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다.
최근 들어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공들이는 곳은 인도 시장이다. 미국·중국·일본 증시에 이은 세계 4위 시장의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눈여겨본 데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현지 증권사 자체를 사들이는 전략으로 베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래에셋증권은 인도 증권사 쉐어칸(Sharekhan Limited)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2018년 국내 업계 중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진입한 뒤 5년 만에 이룬 결실이다.
인도 10위권 증권사인 쉐어칸은 현지 400여개 지역에 130여개 지점·4000명 이상의 비즈니스 파트너 등을 지닌 굴지의 회사다. 총 300만개의 계좌에 3500여명의 임직원을 커버하며 작년 2100만달러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인수 당시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장기 성장 중인 인도 증권업에서 선점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며 “현지 유일의 외국계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인도 법인의 성장세도 빛을 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월 인도 법인은 리테일 고객 계좌 100만개를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인도 법인의 온라인 트레이딩 플랫폼 ‘m.Stock’은 2022년 출시된 이래 2년 새 현지 온라인 증권사 중 8위, 전체 증권사 가운데 1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미래에셋증권이 공언했던 자산운용과의 시너지 역시 뚜렷하게 실증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58종의 상품을 운용 중인 미래에셋운용 인도 법인은 운용자산(AUM)이 30조원을 넘어섰다. 2020년 말 운용자산은 10조5000억원이었으나 3년 5개월 만에 3배 규모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유럽에서도 현지 회사를 품에 안으며 글로벌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유럽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조성 전문사인 GHCO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2005년 설립된 GHCO는 블랙록 등 해외 자산운용사와 ETF 종목에 장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회사다.
미국 시장에서는 현지 법인의 포트폴리오를 다채롭게 하는 전략을 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뉴욕 법인은 한국계 소비자 대응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한 모든 부서를 현지인으로 꾸렸다. 미국 ETF 유동성공급자(LP) 사업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 작업이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