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 해외 금융사와 신사업 속도전
[K-금융 챌린지] 1100조원 규모 CLO 시장 진출 인수금융·사모대출 사업 확장 중
한국투자증권이 해외 영토를 확장하고자 글로벌 금융사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데 한창이다. 단순한 수익 확보를 넘어 전략적 동반 관계를 구축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시장에서 양질의 자산을 들여와 국내 투자자에게 공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작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 그룹(Carlyle Group)과 함께 내놓은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Collateralized Lone Obligation)이 있다.
CLO란 여러 회사의 대출채권을 담보 삼아 발행하는 증권으로, 다수의 담보대출(레버리지론)에서 생기는 현금흐름이 증권 발행의 기초가 된다.
다양한 신용도를 지닌 기업의 레버리지론을 함께 담으면 리스크가 분산되는 이점이 있다. 이 덕분에 CLO는 다른 기업 부채나 구조화 상품보다 부도율이 낮은 편이다.
그간 선진국에서는 헤지펀드·연기금·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들이 CLO에 활발히 투자했으나 국내 개인들이 투자하기엔 문턱이 높았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시장을 열기 위해 칼라일이 조성하는 펀드에 3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아울러 칼라일이 만든 해외 크레딧 관련 상품을 연간 40억달러 규모로 국내에서 단독 판매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1100조원 규모의 CLO 시장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헤지펀드사인 앵커리지캐피탈(Anchorage Capital)과도 CLO 협업 관계를 구축했다.
한국투자증권의 뉴욕 법인인 ‘KIS US’는 앵커리지캐피탈의 크레딧 펀드에 투자하기로 했다. 해당 펀드는 CLO 등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에 투자하는데, 이후 투자액을 늘리며 CLO 관련 사업을 넓힌다는 복안이다.
미국의 종합금융사 스티펄 파이낸셜(Stifel Financial Corp)과는 합작회사를 만들어 협력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작사인 SF 크레딧 파트너스(SF Credit Partners)는 중견·중소기업 직접 대출(미들마켓 론)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며, 인수금융·사모대출 사업 확장에 주력 중이다.
미들마켓론은 비은행 금융사에서 모은 투자금을 기업에 바로 조달해 주는 방식으로 글로벌 대형 은행의 직접 참여가 어려운 블루오션 시장이다. 지난해 SF 크레딧 파트너스는 미국 금융당국에서 해당 사업 라이선스를 얻은 뒤 설립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도 스티펄 파이낸셜과 인적·상품 등 교류 범위를 확대해 신규 사업을 발굴하는 등 경쟁력을 제고할 방침이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