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F 둘러싼 운용사 치킨게임…보수율에 ‘올인’

삼성·미래운용 0.0001% 싸움 규모는 커지는데 상품은 비슷

2024-06-26     이현우 기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을 둘러싼 국내 운용사 간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준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4일 있었던 ‘TIGER 미국나스닥100+15%프리미엄초단기 ETF’ 상장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이 부회장은 “미래에셋은 라디오 광고를 하거나 그런식으로 껌 팔듯이 장사하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면서 미래에셋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체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ETF 점유율 선두권을 다투고 있는 삼성자산운용을 겨냥한 것 이라는게 자산운용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실제로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 격차는 2.36%로 1년 전(4.08%)보다 1.72%포인트 더 좁혀졌다.

이들은 ETF 운용보수에서 0.0001% 차이로 경쟁 중이다.

지난 4월 삼성자산운용은 ‘KODEX 미국S&P500TR’을 비롯한 4개 ETF의 보수율을 연 0.0099%로 인하해 업계 최초로 연 보수율 0.01% 미만인 ETF 상품을 선보였다. 

이에 질세라 미래에셋운용도 지난달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의 보수율을 기존 연 0.05%에서 연 0.0098%로 인하했다.

이밖에 신한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도 미국 기술주 ETF를 중심으로 운용보수 인하에 동참했다. 

운용사들이 ETF 보수 인하에 나선 이유는 시장 점유율 측면을 고려한 결과로 풀이된다.

한 자산운용사 운용역은 “투자자입장에서 운용보수는 투자 결정 과정에서 최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지표”라며 “운용사 이름만 다를 뿐, 투자하는 방식은 거의 동일한 ETF가 많아 운용보수에 더욱더 눈이 갈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현재 운용보수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다고 입을 모은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ETF가 활황인 것은 맞지만, 운용보수가 갈수록 낮아지는 탓에 총 운용자산이 늘어날지언정 수수료 수익성 개선에는 의문이 붙는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