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IRP 고속 성장…분기 새 1.7조 순증

직접투자 수요 확대·거래 편의성 개선 덕 퇴직연금 적립금 內 비중 30% 돌파 목전

2024-07-31     이현우 기자

증권사들이 개인형퇴직연금(IRP)을 앞세워 퇴직연금 시장의 ‘머니 무브(자금 이동)’를 주도하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 국내 14개 증권사의 IRP 잔액은 27조3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분기(25조5602억원) 대비 6.4%(1조7462억원) 성장한 규모다. 같은 기간 퇴직연금 시장 내 입지가 큰 은행권의 IRP 성장률은 4.5%을 기록했다.   

증권사별로 보면 현대차증권(90억원 감소)과 하이투자증권(37억원 감소)을 제외한 모든 증권사에서 IRP 적립금 순증가를 기록했다.

미래에셋증권이 5861억원으로 가장 많이 늘었으며,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3416억원, 3226억원 증가했다. 전체 10조원 이상의 대규모 퇴직연금 잔액을 보유한 증권사 위주로 증가세가 가팔랐다.

IRP에 자금이 몰리면서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중 IRP의 점유율은 29%까지 올라왔다. 

지난해 4분기 25.6%, 올해 1분기 28.2%였던 것을 비춰볼 때, 현재와 같은 성장세를 지속하면 연내 점유율 30%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사 IRP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로는 투자자의 직접투자 수요와 시장 거래 편의성이 꼽힌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유튜브나 리서치 등 일반투자자도 투자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본인이 직접 투자하고자 하는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며 “증권사의 경우 타 금융업권 대비 시장 거래가 편리해 IRP를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고 말했다. 

증권사도 IRP 자금 유치에 적극적이다.

일례로 신한투자증권은 이달부터 오는 10월 말까지 IRP에 순입금한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당사 IRP의 자산관리 및 운용관리 수수료를 무조건 면제해 준다는 점을 투자자에게 알리기 위한 목적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ETF 매매 시에도 수수료나 매매제비용을 고객에게 전가하지 않고 무료로 제공하고 있어 동일 상품 운용 시 비용이 적다”며 “오는 10월에 퇴직연금 사업자 간 현물이전제도가 등장하면 IRP 유입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