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증가세인데...신용거래융자 금리 천차만별
유안타 9.8%, 상상인 5.7% 등 조달 여력, 마케팅 등에서 편차
빚내서 투자하는 자금이 늘어나는 가운데, 증권사마다 신용거래융자 금리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19조457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17조5371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현재 국내 30개 증권사의 61~90일 기간 기준 신용거래융자 금리가 가장 높은 증권사는 유안타증권(9.8%), 가장 낮은 증권사는 상상인증권(5.7%)으로 금리 차는 4.1%포인트다.
차이의 원인은 가산금리다.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해서 계산한다.
30개 증권사의 기준금리는 평균 3.59~3.61%로 차이가 없었으나, 가산금리에서 증권사별로 적게는 2.06%부터 많게는 6.21%로 차이가 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등급, 자금조달 수단의 차입 기간 등 증권사가 자금조달 과정에서 부담하는 금리는 다를 수밖에 없다”며 “마케팅이나 시장 상황에 따라서도 가산금리가 수시로 변경되기 때문에 증권사별로 다소 편차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신용거래융자 시 표면적인 금리도 중요하지만, 이자 산정 방식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상인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신용거래융자 기간별 이자산정 방식에서 ‘체차법’을 적용하고 있어 같은 금리더라도 이자 부담이 더 낮다”며 “평균적으로 신용융자 이용일이 100일인 경우 체차법을 적용하면 ‘소급법’ 대비 금리가 약 1.5%포인트 정도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금투협회에 따르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 산정 방식에는 체차법과 소급법이 존재한다.
체차법은 신용융자 기간을 세분화해 각 기간별로 정해진 금리를 적용해 이자율이 계산되는 반면, 소급법은 신용거래 종료 시점의 금리를 전체 신용융자 기간에 소급 적용해 이자를 계산한다.
신용융자 기간이 길어질수록 금리가 높아지는 것을 감안할 때, 소급법이 체차법보다 이자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
금투협회도 공시 홈페이지에 “소급법의 경우 체차법과 금리가 같더라도 대출 기간에 따라 이자 비용이 더 많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고시하고 있다.
한편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일정 기간 주식 매수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로, 담보로 맡긴 주식의 가격이 일정 기준 이하로 하락하면 증권사가 반대매매를 통해 주식을 처분할 수 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