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 코스닥 주관 최저 수익률…역량 미흡 도마

2020년 상장한 ‘엔피디’ 최대 낙폭 기록 8차 실사 진행에도 빗나간 적정가 예측 리서치 발간도 중단…“대응할 상황 아냐”

2024-08-02     박이삭 기자

유안타증권이 코스닥 단독 상장 주관에서 시원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주관사의 핵심 업무 중 하나인 사후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장 후 3년이 지난 코스닥 종목 중 엔피디의 시장초과등락률은 -103.20%로 유일하게 세 자릿수 퍼센트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스마트폰 부품업체인 엔피디는 지난 2020년 유안타증권이 단독 대표주관을 맡아 코스닥시장에 데뷔한 종목이다.

당시 유안타증권 IPO팀은 8차에 걸쳐 기업실사를 진행했다. 유안타 측은 엔피디가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꾸준한 외형 성장을 시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안타증권 장밋빛 전망은 들어맞지 않았다. 상장 직전 연도인 지난 2019년 엔피디의 매출액은 3087억원이었으나 상장 연도인 2020년 매출액은 2331억원으로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2019년 161억원에서 2020년 -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이후 엔피디는 2021년과 2022년 3000억원가량의 매출액을 회복했으나 지난해 2357억원으로 다시 급감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매년 30억원대에 머물렀다. 이 같은 실적은 지속적인 주가 하락세로 이어지고 있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주가가 공모가를 하회한 부분은 아쉽지만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대해 주관사에서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며 “대응을 하는 건 오히려 시장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지만 유안타증권의 사후 관리는 2022년에 멈춰 있다.

대개 주관사는 기업 상장 후에도 전담 애널리스트의 리서치를 꾸준히 발간한다. 기업의 정보를 상세히 제공함으로써 적정 주가를 부양하려는 목적이다.

일례로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20년과 2021년 각각 석경에이티와 엠로의 코스닥 상장을 주관했다. 이후 한투증권 리서치센터는 올해까지 이들 종목에 대한 리서치를 발표해 최신 투자 정보를 제공 중이다.

반면 유안타증권의 엔피디 리서치는 2020년 6월에서 2022년 12월 사이에 발간된 게 전부다. 코스닥 상장 규정은 각 주관사가 상장 후 3년간 최소 6건의 주관기업 리서치를 낼 것을 명시하는데, 유안타 리서치센터는 이를 이행한 뒤 별다른 후속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안타증권이 단독 주관한 다른 종목들도 내림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 8월 상장한 반도체 부품 제조업체인 시지트로닉스 주가는 공모가인 2만5000원 대비 64% 하락했다. 같은 해 10월 데뷔한 반도체 공정장비 기업 아이엠티 주가는 공모가(1만4000원)보다 10% 밑돌고 있다.

이에 대해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최근 1~2년 사이 상장한 종목들의 주가가 대부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며 “시장 상황에 따른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