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해 미래에셋 이사 “규제에 막힌 토큰증권, 입법화 절실”

증권학회 심포지엄에서 토큰증권의 중요성 강조 “싱가포르 등 해외에선 자산 토큰화 시대 대비”

2024-08-27     박이삭 기자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증권학회 심포지엄에서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이사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박이삭 기자)

류지해 미래에셋증권 디지털자산TF 이사가 전 세계 토큰증권(Security Token·ST) 시장의 규모를 무시할 수 없다며 이에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입법화가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대다수 증권이 토큰화할 전망”이라며 “토큰 증권이 자본 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한국증권학회 제3차 심포지엄 ‘블록체인 기술의 미래 - 디지털 자산시장의 발전 방향 모색’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류 이사는 “토큰증권엔 다수의 참여자가 거래 원장을 공유하는 분산원장 기술이 활용된다”며 “이 기술을 통해 자본시장법상 증권을 디지털화한 토큰증권은 투자계약증권과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등으로 나뉜다”고 했다.

그는 그 가운데 투자계약증권이 혁신 금융 상품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류 이사는 “투자계약증권이란 투자자 간의 공동사업에 의해 손익을 귀속받는 계약상의 권리가 표시된 것”이라며 “투자계약증권으로 투자 대상의 범위가 크게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혁신에 힘입어 많은 조각투자 업체와 핀테크 기업이 혁신적 금융상품을 발굴하고자 노력 중”이라며 “이를 통해 일반 기업도 직접 자금을 조달하고 증권을 유통하는 것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은) 증권회사에 있지만, 금융사로서 상품을 개발하고 발행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점이 있는 것 같다”며 “사모펀드·주가연계증권(ELS) 사태 등으로 기성 금융사는 상품에 대해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반면 전문화된 영역을 지닌 핀테크 회사들은 기존 금융사가 발굴하지 못했던 곳에서 기초 자산을 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류 이사는 해외의 여러 나라가 자산 토큰화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에 발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시아의 금융 허브인 싱가포르에선 다양한 글로벌 금융사들이 여러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싱가포르 금융 당국은 이에 대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뒷받침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이사는 “그러나 우리나라는 규제 틀에 막혀서 아직 아무 시도도 못하고 있다”며 “한국에서도 관련 입법화가 돼서 글로벌 트렌드에 뒤지지 않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하나증권과 같이 토큰증권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며 “민간 차원에서 토큰증권과 관련한 플랫폼을 만들고 있지만 결국은 이것들이 국가적 인프라로 연결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