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블루오션 사태, 재발방지 약속받아야

2024-09-02     이현우 기자

블루오션 사태 장기화로 인해 투자자 불편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사와 금융투자협회의 대응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사태의 원인과 책임은 미국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에 있다. ‘검은 월요일’로 기록된 지난 5일 블루오션은 일방적으로 오후 2시 45분에 이후의 체결거래를 모두 취소했다. 증권업계가 집계한 피해 규모는 약 9만 계좌, 거래취소 금액은 약 6300억원에 달한다. 

피해가 적지 않음에도 블루오션은 배짱이다. 이들은 지난 23일 금투협회 측에 현지 ATS 법령에 근거해 보상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 왔다.

현재 블루오션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규제 요건을 충족한 유일한 ATS다. 현재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권에 독점적으로 미국주식 주간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중 한국이 차지하는 거래 비중은 60%에 이른다.
 
블루오션을 통하지 않고서는 주간거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비록 지난 16일 블루오션이 거래처리 용량을 대폭 늘리는 등 시스템 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지만,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 누구도 뚜렷한 답을 내놓진 못하고 있다. 기자가 해당 사태에 관련해 취재에 나서자 증권사들은 금투협회 차원에서 업계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전했다. 금투협회는 블루오션과 소통 중이며 재발 방지 요구와 함께 새 거래 시스템의 검증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을 뿐이다.

이번 사태에 책임은 없다지만 현재의 대응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는 의문이 남는다. 주간거래 시스템 개선에 더해 예비 시스템을 구축해 해당 사태 재발 시 주간거래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한다거나, 블루오션측에 책임 보상 규정 추가 등을 강하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

블루오션도 아시아 최대시장인 한국을 포기하기 힘들다. 브라이언 힌드먼 블루오션 CEO도 며칠 전 한 국내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블루오션과 국내증권사간 상호 이익과 투자자 신뢰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해서 앞으로라도 증권업계와 금투협회는 블루오션에 보다 명확한 의견을 피력할 때다. 지금은 너무 소극적이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