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加] ‘저평가’ 현대차, 한국의 토요타 될까
가파른 상승세에도…PBR ‘0.78’ TSR·자사주로 밸류업 정조준 완성차 3위, 신용등급도 청신호
[밸류加] 밸류업의 가치를 더하다. 주요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를 핵심 지표를 통해 살펴봅니다.
현대차가 밸류업 공시를 통해 토요타자동차 성공 사례에 도전한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현대차는 국내 10대 상장사 중 처음으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를 발표했다.
주요 목표로는 △오는 2025년에서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수정 TSR, 자사주 매입 및 소각 포함 합산) 35% 이상 △3년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 11~12% 지향 △3년간 자사주 4조원 매입 △분기 배당금 2500원 지급 추진 등이 있다.
밸류업 공시 이전, 현대차의 주가 성적표는 합격점이다. 밸류업 기대감과 함께 하이브리드, SUV 판매 증가로 인한 호실적 덕이다.
현대차의 최근 1년 총주주수익률(TSR, 주가 상승분 및 배당금 합산)은 43.3%로 동 기간 토요타의 TSR(14.1%)보다 3배가량 높다. 이 기간 현대차의 주가와 배당수익률(4.5%)이 토요타(2.7%)를 앞지른 결과다.
그럼에도 현대차는 여전히 저평가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밸류업 핵심 지표인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올 상반기 말 기준 0.78배에 그친다. 같은 기간 토요타의 PBR은 1.06배였다.
토요타는 도쿄증권거래소가 ‘자본비용과 주가를 의식한 경영’을 요구한 지난해 3월부터 배당금과 자사주 매입을 늘려왔다. 지난 6월에도 1조엔(한화 9조원) 안팎의 자사주 소각계획을 밝히며, 밸류업을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다.
적극적인 밸류업과 호실적, 그리고 도쿄거래소 시가총액 1위라는 파급력은 토요타의 개별 주가는 물론 일본증시 전체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3월부터 지난달 말까지의 토요타 자동차와 니케이225의 수익률은 각각 49.5%, 41.2%에 달한다.
현대차도 한국 증시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현대차의 시총은 국내 5위, 완성차 판매 대수(기아차 포함)도 세계 3위에 이르는 만큼 성장성과 증시 주도력은 갖춘 상태다.
호재도 있다. 지난달 말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현대차의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A-’로 상향했다. 이로써 현대차는 세계 3대 신용평가사 기관에서 모두 신용등급 ‘A’이상을 받아 벤츠, 토요타, 혼다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금융투자업계는 현대차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밸류업 공시로 평가하고 있다.
이병근 LS증권 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차가 밸류업 공시로 제시한 ROE와 TSR은 최소 이 정도는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여준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대차는 주주환원율을 토요타와 비슷한 수준인 40%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본다. PBR, 수익성, 주주환원 등을 모두 고려할 때 현재 주가는 여전히 글로벌 완성차 업체 대비 저평가 상태”라고 말했다.
손민영 KB증권 연구원도 현대차 밸류업 공시 직후 보고서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통한 자본의 슬림화, TSR 개념 도입, 최소 배당 도입 등으로 투자자의 투자수익에 대한 가시성을 높였다”라며 “이익 감소 우려에도 현대차 주식을 사야 할 이유를 만들었다”라고 평가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