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가입자 84%는 증권사...‘독주’

은행 12만 줄 때, 증권 88만 늘어 투자수요 확대·상품 따라간 영향

2024-09-06     이현우 기자

절세 계좌로 인기가 높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증권사 쏠림이 갈수록 심해지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총 555만1434명이다. 이 중 증권사 가입자 수는 465만408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83.8%로 집계됐다. 동 기간 은행 ISA 가입자 수는 90만814명(16.2%)이다.  
   
전년 동월 대비 증권사 가입자는 88만1745명 증가한 반면, 은행 가입자는 11만9813명 줄었다. 지난 7월 은행 가입자 수가 5625명 증가하긴 했지만, 이마저도 무려 1년 만의 순증이었다.

업계는 ISA 세제 혜택 범위가 더 커진 것이 증권사로의 가입 쏠림 현상을 만들어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정부는 국민의 재산형성과 장기투자 유도를 위해 ISA의 납입 한도를 기존 연 2000만원에서 4000만원으로, 배당 및 이자소득에 대한 비과세 한도도 기존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한 바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ISA 세제 혜택이 확대되면서, 더 많은 수익을 올려 절세효과를 극대화하고 싶어 하는 고객이 많다”며 “올해는 금투세 도입 등과 같은 자본소득 세금 관련 이슈가 꾸준히 나오면서 투자 절세 목적으로 ISA를 적극 이용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은행 ISA 가입자 감소세에 대해 은행업계는 ISA에 운용하고자 하는 상품에 따라 가입자들이 움직인 것으로 봤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ISA 가입이 증권사로 쏠린다고 보는 것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라며 ”투자수요 확대로 대세는 증권사가 맞지만, ISA 세제 혜택은 상품 상관없이 동일 적용되기 때문에 예적금 등 안전자산 수요는 은행에, 상장지수펀드(ETF) 등 투자자산 수요는 증권사로 이동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월말 기준 은행 ISA의 예적금과 투자자산 비중은 각각 90.2%, 9.8%를 기록했다. 동기간 증권사 ISA의 예적금과 투자자산 비중은 각각 9.9%, 89.9%로 업권별 편입 상품 운용 현황에서 매우 큰 차이를 보였다. 

증시 저평가 탈출을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 계속되고 있고, 이달 미국 기준금리 인하도 유력한 만큼 우호적인 증권시장 환경을 바탕으로 당분간 증권사 ISA 가입 쏠림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