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 뒷얘기]
31년 만에 나온 나스닥 지수, 한국 첫 발표 배경은

2024-09-11     이현우 기자

나스닥 증권거래소가 31년 만에 새 지수를 발표했다. ‘미국 AI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ASOX)’를 가장 먼저 공개하기로 결정한 곳은 한국이고, 파트너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낙점했다.

미래에셋운용은 지난 2010년 TIGER 미국나스닥100 ETF를 상장시키며, 국내 최초로 나스닥지수 추종 ETF를 만든 운용사다. 

현재는 나스닥지수 관련 국내 ETF 시장에서 압도적 1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나스닥이 미래에셋운용과 함께 한국에서 새 지수를 발표한 이유다. 

오늘 기준 국내 상장된 24개 미국 나스닥지수 추종 ETF 중 미래에셋운용이 보유한 ETF 수는 9개, 순자산총액(AUM)은 7조838억원으로 전체 AUM의 66.6%에 이른다. AUM 1조7349억원으로 2위인 삼성자산운용보다 4배 많은 수준이다. 

오랜기간 이어진 미래에셋운용과의 협업관계도 배경이 됐다. 실제 ASOX 지수 개발에서도 미래에셋운용과 상당한 협업이 이뤄졌다.

미래에셋운용 관계자는 “성장에 집중한 새로운 반도체 지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종합반도체나 아날로그반도체 회사 등을 제외하고, AI 가속기 관련 팹리스, AI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IP&EDA를 편입해 산업 내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분야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운용과 나스닥이 ETF 발행사와, 지수사업자로서 끈끈한 파트너십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 성장’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나스닥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나스닥100 등 혁신 성장 지수 개발에 집중해왔다. 이는 혁신 성장 테마를 발굴하는 TIGER의 브랜드가치와 일치한다”며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 미국나스닥100+15% 초단기프리미엄 등 당사의 여러 상품에서 나스닥과 협업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ASOX 외에도 ‘나스닥100 데일리 커버드콜 타겟 15% 프리미엄’과 같은 다양한 전략형 지수 개발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라며 “나스닥과 혁신 성장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앞으로도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스닥은 한국 ETF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만 해도 미국, 일본, 대만 등 타국의 동일 지수 추종 ETF와 대비해 수탁고 규모가 압도적으로 높고, 신규 자금 유입도 꾸준하다.

한편 지난 9일 미래에셋운용은 서울 광화문에서 나스닥과 함께 ‘TIGER ETF 세미나’를 개최했다. 나스닥이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국내에서 세미나를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공개된 ASOX는 지난 1993년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PHLX)’ 이후 31년 만의 새 지수다. 

이 자리에서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부사장은 “AI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반도체 지수로 레거시 프리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것”이라며 “혁신 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저변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