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현물이전 M-1...증권사 기대감 ↑

수익률·거래 편의성 앞세워 원리금 비보장 DC·IRP 정조준

2024-09-20     이현우 기자

다음달 15일 퇴직연금 현물이전을 앞두고, 증권업계의 기대감이 큰 모습이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14개 증권사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94조5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조8978억원 증가했다. 

가파른 성장세 덕에 증권사 퇴직연금의 전체 시장 점유율도 23.9%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하락한 보험(23.6%)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은행은 52.6%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현재 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에서 독보적 1강 자리를 꿰차고 있다.

퇴직연금 현물이전 대상 계좌인 확정기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규모만 봐도 증권사를 압도한다.  

일례로 대표 시중은행인 KB국민은행의 올 상반기 말 기준 DC형과 IRP 적립금 합계는 27조5576억원이다. KB증권의 DC형과 IRP 적립금 합계(2조6765억원)의 10배가 넘는다. 

동 기준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NH농협은행의 합산액도 각각 26조6750억원, 20조8181억원, 10조7749억원를 기록해, 신한투자증권(2조9422억원)과 하나증권(5794억원), NH투자증권(3조7458억원)을 크게 앞섰다.

은행과 증권사 간 격차가 여전히 큰 상황에서 증권업계는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를 통한 연금 자금 유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운용수익률과 거래 편의성에서 타 금융업권 대비 이점이 크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와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투자업권의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은 7.11%로 △은행 4.87% △손해보험 4.63% △생명보험 4.37% △근로복지공단 3.94%에 크게 앞섰고, 업권 중 전체 평균 수익률(5.26%)을 유일하게 상회했다. 

장기지표인 최근 5년 및 10년 수익률도 각각 2.93%, 2.4%로 전 금융업권 중 1위를 기록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TF 실시간 매매 등 퇴직연금 상품 거래는 증권사가 가장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수익률 또한 금융업권 중 제일 우수하다”며 “이 같은 이유로 원리금 비보장 상품 비중이 높은 DC형과 IRP에서 증권사로의 자금 유입을 기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한편 퇴직연금 현물이전은 동일한 연금 계좌끼리만 이전이 가능하며, 회사가 자금을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은 제도 적용 대상에 제외된다. 

현물이전이 가능한 상품은 예금과 채권(정부보증채권, 회사채 등), 펀드, 상장지수펀드(ETF), 원리금보장 파생결합사채(ELB) 등이 있다. 주식과 리츠, 머니마켓펀드(MMF), 디폴트옵션 등은 현물이전이 불가하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