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교보’ 자본 3조 증발…킥스비율도 급락

2분기 지급여력제도 공시 살펴보니 삼성 11%p 하락…200% ‘턱걸이’ 한화·교보 금감원 권고치 동반 근접

2024-10-02     한지한 기자

올 2분기 주요 생명보험사의 지급여력(K-ICS·이하 킥스)비율이 일제히 급락했다. 전분기 대비 줄어든 지급여력금액(가용자본)만 3조원을 웃돈다.

2일 삼성생명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킥스비율은 201.5%다. 직전분기 대비 11.3%포인트(p) 하락했다.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의 킥스비율은 각각 162.8%, 161.2%(경과조치 적용 전)으로 10.3%p, 14.6%p씩 악화하며 금융감독원 권고치(150% 이상)에 근접했다.

신한라이프생명은 235.5%를 기록, 5.9%p 하락했다.

금감원의 보험부채 할인율 가정 변경과 시장금리 하락으로 인해 킥스비율의 분자인 가용자본이 줄고 분모인 지급여력기준금액(요구자본)이 늘어난 데 따른 결과다.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부채가 경제적 실질에 부합하게 산출될 수 있도록 장기선도금리(LTFR) 조정 폭 한도를 기존 ±0.15%p에서 ±0.25%p로 확대하는 등 할인율 산출 기준을 개선한 바 있다.

이 기간 4개사의 가용자본 감소 규모는 총 3조2200억원이다. 반대로 요구자본은 1조2500억원 늘었다.

가용자본 감소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의 영향이 컸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매도가능금융자산 평가이익과 관계·종속기업투자주식 평가손익 등으로 구성된 항목이다. 건전성감독기준상 순자산 항목 중 하나로 가용자본 내 기본자본에 즉각 영향을 준다.

사별로 삼성생명의 가용자본은 53조25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조2200억원 줄었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22조7900억원으로 2조6900억원 감소했다.

한화생명의 경우 가용자본은 20조7100억원에서 19조8400억원으로 8700억원가량 줄었다.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1조1900억원 줄며 전분기 대비 손실전환했다.

교보생명은 경과조치 적용 전 기준 가용자본은 13조1600억원으로 6900억원 감소,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9523억원으로 1조3600억원 줄며 손실로 돌아섰다.

신한라이프는 가용자본이 4500억원 줄었지만 요구자본도 800억원 감소해 킥스비율 하락 폭을 일부 방어할 수 있었다. 단 기타포괄손익누계액은 –1조1700억원을 기록, 1분기 대비 손실규모는 2배 가까이 커졌다.

한편 한화생명은 킥스비율 제고를 위해 지난달 24일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 금액이 전액 기본자본으로 반영될 경우 올 상반기 기준 킥스비율은 167.7%로 4.9%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 6일 7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대한금융신문 한지한 기자 gks7502@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