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금투 수준 밸류업, 보험선 어렵다

DB금투, 해약준비금 제도개선 관련 코멘트 “현재 방향대론 배당 어려운 회사 그대로”

2024-10-02     박영준 기자

금융당국의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안이 보험사의 밸류업 계획에 상당한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2일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머나먼, 그리고 멀어진 보험사 밸류업’ 보고서를 통해 “당분간 은행이나 금융투자업계 수준의 고도화된 밸류업 계획 발표를 보험사에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이날 보수적 자본적정성 조건(K-ICS 비율 200%)을 상회할 경우 해약환급금준비금을 현행 대비 80% 적립할 수 있도록 하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 개선안을 발표했다.

킥스비율 200%는 오는 2025년까지 10%포인트(p)씩 하향, 최종 150%가 기준이 된다.

이 연구원은 배당 가능했던 회사와 배당이 어려웠던 회사 모두 변화가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킥스비율이 양호하고, 배당가능이익이 아직 충분해 배당에 큰 문제가 없었던 3~4개 대형 보험사들은 기존의 배당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그러나 기타포괄손실 확대로 9월말 기준 배당가능이익이 거의 소진돼 배당이 어려웠던 회사 대부분이 킥스비율 200%를 밑돌고 있어 이들의 상황은 달라질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중장기적으로도 보험사 밸류업에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해약환급금준비금 20%p 감소 정도로는 결국 2~3년 후 다시 배당가능이익 부족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라며 “감독당국이 최종관찰만기를 20년에서 30년으로 확대하는 할인율 개선안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방침이어서 내년이 되면 기타포괄손실 확대로 배당가능이익은 더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행 예정인 할인율 강화 일정에 따라 킥스비율이 하락하거나 후순위채 등의 발행으로 킥스비율이 상승할 경우 상당한 금액의 법인세 납부·환급 변동이 발생해 보험사의 현금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라며 “결정적으로 신계약 CSM이 늘수록 손익과 무관하게 배당가능이익이 크게 감소하는 제도상 문제는 그대로 유지된다”라고 끝맺었다.

한편 그는 이번 개선안에 추후 결정될 사항으로 △해약환급금준비금 현행대비 적립률(80%)의 구체적 수치 △기적립한 해약환급금준비금 감소분에 대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법인세 비용의 일시 혹은 분납 여부 △회사의 킥스비율 변동 및 기준변화에 따라 변동되는 법인세 효과의 반영 방식 등을 언급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