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국면에도...빚투 이자율 10% 육박

NH 9.9%, 삼성·신한·유안타 9.8% 등 가산금리만 6%...금리 내려도 효과 미미

2024-10-10     이현우 기자

국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증권사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은 여전히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입장에선 이미 ‘잡은 물고기’인 신용거래융자 이용자에 쉽게 금리를 낮추지 않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61~90일 기간 기준 비대면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9.9%의 금리를 나타냈다.  

뒤를 이어 삼성증권과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이 각각 9.8%, DB금융투자가 9.66%, 미래에셋증권, KB증권, 한양증권이 각각 9.5%의 금리를 기록했다. 동 기준 전체 28개 증권사 중 16개사의 금리가 9%를 넘었다. 

전반적으로 높은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에 대해 전문가들은 신용거래 자금 수요 특성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위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어느 수준의 가산금리가 가장 적절한지 판단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자율이 높은 수준인 건 사실”이라며 “신용거래융자 자금 수요가 비탄력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0.1% 차이로 타 금융사로 갈아타는 경우가 많지만, 신용거래융자의 경우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신용거래융자는 단기수요가 대부분이고, 실제 부담하는 이자 금액도 수천, 수만원인 경우가 많아 실수요자들이 이자율에 매우 둔감하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용거래융자의 가산금리 비중이 큰 탓에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실제 인하 폭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사는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산출한다. 현재 증권사들이 조달하는 CD 91일물 금리가 3.5% 안팎인 것을 볼 때, 9% 중후반의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나타내는 증권사의 가산금리는 6% 정도가 나온다는 계산이다.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CD 금리에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산금리가 하락하지 않는 이상 실제 투자자가 체감하는 이자율 인하 폭은 미미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신용거래융자 시스템을 운용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며 “시스템 비용과 인건비 등이 가산금리에 반영된 결과며, 국내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발맞춰 신용거래융자 이자율을 인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투협회가 발표한 ‘24년 11월 채권시장 지표’에서 채권 보유 및 운용 종사자 100명 중 64명이 이달 있을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