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직원 뽑는 증권가…실상은 보조업무
올해 고졸채용 증권사 3곳뿐 직원 보조하는 영업지원 그쳐 채용확대 외쳤던 업계, 십수년째 ‘무관심’
증권가의 고졸자 고용 형태는 대부분 지원 업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내 증권업계의 금년 채용 현황을 종합하면 고졸자만 전담해 채용한 증권사는 3개사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일반 직원을 보조하는 업무에 쏠리는 실정이다.
하나증권은 이달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특성화고 특별채용을 진행한다. 모집 인원은 업계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규모인 00명이다.
지원자가 다니는 고등학교 소재지를 기준으로 계좌개설·제신고 등 영업점 업무직을 선발한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서 이름을 바꾼 LS증권도 지난달부터 특성화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채용 절차를 밟고 있다.
LS증권은 영업점과 투자은행(IB) 등 2개 부문에서 영업지원직을 뽑는다. 영업점의 경우 고객 응대·수탁·계좌 개설 등 창구 보조 업무가 주를 이룬다. IB 부서에서도 손익관리·기획업무 지원 등을 비롯해 개별 임원 업무를 보조한다.
앞서 흥국증권도 고졸자를 대상으로 수시채용을 진행했다. 이 역시 채권 대금 정산 등 결제를 지원하는 직무다. 이 증권사는 작년에도 채권팀에서 고졸자 대상 지원직을 뽑았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특성화고 졸업생을 대상으로 사무보조직 채용을 해 왔으나 작년부터 잠정 중단한 상황이다.
이 같은 관행적인 채용 시스템은 십수년째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2011년 금융투자협회는 과도한 학력 인플레, 사교육비 문제 해소 등에 일조하고자 업계와 공동으로 고졸 인력 채용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수한 고졸자들이 경쟁력 있는 전문인력으로 성장하도록 지원방안도 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업계의 고졸자 채용 실태를 파악하는가 하면 고졸자 직원을 위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으나 현재는 진행되지 않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과거 정권에서 그런 움직임이 있었다”면서도 “요즘에는 금투협 차원에서 진행하는 건 따로 없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