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분쟁에…뜻밖의 수혜자는 ‘KB’

온라인 공개매수 대리자 합류한 뒤 각종 매체서 고려아연이 홍보나서 지점 공개매수만 가능한 미래에셋 “최대한 빨리 온라인 서비스 준비”

2024-10-17     박이삭 기자
지난 14일 국내 조간신문에 실린 고려아연 광고. KB증권에서 온라인 공개매수가 가능하다는 문구가 게재돼 있다. (사진=박이삭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KB증권이 관련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 여름 온라인 공개매수 서비스를 개시한 뒤 고려아연 공개매수전을 통해 홍보 효과를 입은 까닭이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B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은 오는 23일까지 고려아연의 자기주식 취득 공개매수를 대리한다. 본래 공개매수 사무취급자는 미래에셋증권뿐이었으나 KB증권이 합류했다.

공개매수자가 매수 가능 주식수인 414만657주를 전부 매수하는 걸 가정할 때 두 회사가 얻을 매수 수수료는 최대 32억원가량이다.

아울러 KB증권과 하나증권은 21일까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의 영풍정밀 주식 공개매수 업무를 맡는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갖고 있어 이번 분쟁의 캐스팅보트로 거론된다. 영풍정밀 공개매수 역시 KB증권이 나중에 들어왔다. 매수 수수료는 최대 2억원 수준이다.

고려아연이 KB증권에 손을 내민 건 미래에셋·하나증권의 공개매수 여건 때문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중 (미래·하나에선) 지점에서의 공개매수만 가능한 걸로 내부 이슈가 생겼다”며 “투자자의 편의성을 높이고자 KB증권을 대리자로 추가했다”고 했다.

KB증권은 지난 8월 20일부터 온라인 공개매수 서비스를 시작했다. NH투자·한국투자·삼성증권 등에 이어 업계에서 세 번째로 도입했다.

그에 앞서 KB증권은 M&A본부 내 지배구조개선팀을 만들었다. 이 부서에서는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공개매수 자문, 분할·합병·지배구조 개선 자문 등을 담당하는데 해당 서비스와 온라인 공개매수를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었다.

이런 가운데 고려아연 분쟁이 벌어지면서 KB증권은 뜻밖의 표정관리를 하는 분위기다. 고려아연이 유튜브·종이신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KB증권에서 온라인 공개매수를 하라고 독려하기 때문이다.

KB증권 측은 “온라인 공개매수를 포함해 관련 서비스들이 (고려아연에) 어필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미래에셋증권 측은 IT 현업 부서와 소통하면서 온라인 공개매수 서비스 구축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한 빨리 시작하도록 노력 중이란 입장을 전했다.

반면 하나증권 관계자는 “단기간에 (서비스 구축을) 할 수 있는 성격은 아니고 여러 일정들이 맞물려 있다”며 당분간 온라인 공개매수 서비스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