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加] 저평가 심각한데…기약 없는 보험주
한화 0.19배·현대 0.45배 등 저PBR 심화에도 공시는 전무 자율 공시 적극적 은행·증권과 대조
[밸류加] 밸류업의 가치를 더하다. 주요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를 핵심 지표를 통해 살펴봅니다.
금융사들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보험사는 아직까지 잠잠한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밸류업 공시를 발표한 보험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자율공시는 물론 밸류업 예고 성격인 안내공시조차 내놓지 않았다.
이에 반해 은행주는 총 9개 종목(KB·우리·신한·BNK·카카오뱅크·하나·JB·DGB·기업)이 밸류업 안내 및 자율 공시를 내놨고, 증권주에서도 총 5개 종목(키움·메리츠·미래에셋·DB금융·NH)이 안내 및 자율 공시에 참여했다.
그 사이 보험주의 저평가는 심각한 수준이다. 전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상위 5개 보험주의 PBR은 삼성화재가 0.91배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DB손해보험 0.7배 △삼성생명 0.47배 △현대해상 0.45배 △한화생명 0.19배로 나타났다.
특히 현대해상과 한화생명은 KRX 보험지수 PBR(0.52배) 보다도 낮았다.
당분간 보험사의 밸류업 공시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특히 해약환급금준비금 관련 규정 변경과 자사주 공시를 강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 시행령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기준금리 인하도 보험사 밸류업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지난 11일 한국은행은 국내 기준금리를 기존 3.5%에서 3.25%로 0.25%p 인하했다. 기준금리 인하는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DB금융투자 이병건 연구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3분기로 예정됐던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 시기가 현재까지도 잠잠하고, 해약환급금준비금 관련 제도 개정도 진행 중”이라며 “현재로서는 보험사들이 밸류업 핵심 수단인 자사주 소각 기준과 배당가능이익 등을 명확하게 산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기준금리가 내려간다고 해서 모든 보험사가 배당이 어려워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보험사의 재정 건전성 지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일부 보험사에서 배당가능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같은 기류에 상장 보험사 역시 밸류업 공시 계획에 대해 대다수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구체적 방안은 확정된 것이 없다. 현재 밸류업 공시 계획을 수립하고 검토 중인 단계"라며 "구체적인 공시 시기는 현재 미정"이라고 말했다.
DB손해보험 관계자도 “현재 내부 검토 중에 있으며, 내년 상반기 정도에 밸류업 공시를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해약환급금준비금 제도개선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장기적인 관점으로 밸류업 공시를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