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퇴직연금 2위지만…성장 더딘 현대차
최근 1년 7660억 유입, 전체 7위 미래 독주, 삼성·한투 맹추격에 현대차 “DC 경쟁력 강화에 박차”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 2위 현대차증권이지만, 성장 속도는 경쟁 증권사에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대한금융신문이 퇴직연금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14개 증권사의 지난해 3분기 말부터 올해 3분기 말까지의 퇴직연금 적립금 유입 현황을 살펴본 결과, 현대차증권은 최근 1년 동안 총 7660억원을 적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 유입량 기준 전체 7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 퇴직연금 적립금 1위 미래에셋증권은 총 5조2382억원을 적립했다. 3·4위를 기록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도 1년 새 각각 3조1917억원, 2조7266억원을 적립했다.
3·4위권 맹추격에 2위 사수를 걱정해야 하는 현대차증권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조2866억원이던 현대차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의 적립금 격차는 올해 3분기 말 2조3260억원까지 좁혀졌다.
현대차증권의 퇴직연금 사업 구조는 계열사 퇴직연금 물량에 쏠려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차증권의 DB 적립금 중 87.6%(12조8594억원)가 계열사 물량이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차증권의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16조8082억원이다. 이 중 87.3%(14조6743억원)가 확정급여형(DB)에 편중돼 있다. 전체 증권사 퇴직연금의 DB 비중인 44.3%의 2배에 육박한다.
확정급여형(DC)과 개인형퇴직연금(IRP) 비중은 각각 2.6%(4400억원), 10.1%(1조6939억원)에 그쳤다.
최근 증권사 퇴직연금 시장은 DC와 IRP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 가운데 낮은 DC와 IRP 비중이 성장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최근 1년간 DB는 1조4199억원 증가에 그쳤지만, DC와 IRP는 각각 6조1000억원, 8조4559억원 증가했다.
현대차증권은 추후 비계열사 영업을 확대하고, DC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올 상반기 말 기준 계열사 비중은 약 77.9%까지 낮아졌다. 사업 초기인 지난 2014년 87.9% 대비 10%포인트(p) 감소한 수준”이라며 “올해 DC 영업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컨설팅 부문을 강화하는 등 DC 사업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계열사 영업 강화를 통해 운용관리 계열사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