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RAAS평가]
기본자본비율 10%대 내려앉은 롯데손보
해지율 가이드 발표되는데 PAP내 조정준비금만 58%… 2019년 이후 1조 투입에도 보완자본만 늘리는데 그쳐
롯데손해보험의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이 10%대까지 내려앉았다. 상대적으로 자본의 질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연명한 결과다.
무엇보다 자본 내 미실현이익이 포함된 조정준비금의 비중이 높다. 향후 금융당국의 해지율 등 주요 계리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확정되면 전체 지급여력비율도 흔들릴 수 있다.
<핵심>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올 상반기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은 11.7%로 전년 말 대비 21.2%포인트(p) 악화했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 따져도 17.2%로, 하락 폭은 22.9%p다. 이미 기본자본만으로는 보험금 지급불능 상태였는데, 더 심화한 것이다.
같은 기간 지급여력비율 역시 139.1%로 전년 말보다 35.8%p 하락하며 금융감독원의 권고 기준(150%)을 하회했다.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도 173.1%를 기록하며 40.9%p 크게 악화했다.
경과조치가 없었다면 권고치(150%) 하회 및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 악화로 금융감독원의 경영실태평가(RAAS)상 집중감시 단계 이하에 놓일 수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행 지급여력제도에서는 손실흡수성에 따라 보험사의 지급여력금액을 기본자본과 보완자본으로 계층화한다. 기본자본만 따진 지급여력비율은 보다 보수적인 평가다. 위험수위에 오른 보험사일수록 청산 시 당장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기본자본이 계약자보호의 핵심이다.
RAAS 내 건전성 부문에서도 지급여력비율과 기본자본지급여력비율을 동일한 비중(각 40%)으로 보고,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알아야할 것>
연말 기본자본을 비롯한 지급여력비율이 위험수위에 이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음달 4일 보험개혁회의를 통해 발표될 금융당국의 보험사 주요 계리가정 가이드라인이 변수다. 순자산 내 변동성 요인인 조정준비금 비중이 상당한 영향이다.
롯데손보의 건전성회계기준상 순자산은 2조2591억원으로 조정준비금 비중은 57.6%(1조3018억원)에 이른다.
IFRS17상 부채인 보험계약마진(CSM)은 킥스에서 조정준비금 항목에 포함된다. 즉 아직 실현되지 않은 이익이 순자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번 가이드에서는 해지율 가정 변동이 CSM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보다 낙관적 가정을 사용한 보험사는 조정준비금이 크게 감소, 지급여력비율이 악화한다.
<추가>
자본 확충의 상당 부분을 후순위 채권에 의존하는 건 장기적 부담 요소다.
롯데손보는 지난 2019년 3750억원의 유상증자를 끝으로, 아홉 번의 후순위채와 두 번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각각 6800억원, 460억원씩 총 7260억원이다.
평균 이자율은 6.7%로, 연간 약 490억원의 이자비용이 자본 순증을 가로막고 있다. 이는 롯데손보가 창사 이래 최대 손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6분의 1에 해당할 정도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도 변경으로 보험금지급불능인 보험사가 생기지 않도록 경과조치를 도입했지만, 경과조치 전·후 킥스비율을 함께 공시하는 건 실제 킥스가 도입됐다는 가정 하에 경영활동을 하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영준 기자 ainjun@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