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A 지각변동…예적금 줄고 해외 ETF 급부상
1년 새 해외 ETF 잔고 10.7배↑ 전체 계좌 편입 비중 3위로 우뚝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해외 상장지수펀드(ETF)의 인기가 뜨겁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말 기준 전체 ISA 계좌 내 운용자산 중 ‘해외 ETF 등 상장 펀드’의 편입 비중은 14%(4조3988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1.8%(4102억원) 대비 점유율은 7.8배, 잔고는 10.7배 늘어난 수치다. 전체 ISA 내 편입 비중 순위도 1년 새 7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같은 기간 전체 1위를 기록 중인 예적금 편입 비중은 48.2%로, 전년 동기(58.2%) 대비 10%포인트 감소했다.
국내 증시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ISA 내에서도 해외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이날 종가 기준 연초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 수익률은 각각 –4.4%, -15.9%다. 반면 미국 나스닥과 S&P500은 각각 28.5%, 25.7%의 수익률을 기록해 편차를 보였다.
ISA는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불가능하다. 다만 국내 상장된 해외 ETF에는 투자할 수 있어 국내 시장에 있는 해외 ETF로 투자금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증시는 밸류업 수혜주와 일부 기업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며 “국내 증시 수익률이 워낙 안 좋다 보니, ISA에서도 분배금을 지급하는 해외지수형 ETF에 투자자의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는 세법 개정을 통해 ISA 세제 혜택 확대를 추진 중이다. 현안대로라면 ISA 비과세 한도는 기존 일반형과 서민형 각각 200만원, 400만원에서 각각 500만원, 1000만원으로 늘어나게 된다.
세제 혜택 극대화를 위해 높은 수익성이 요구되지만,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ISA 투자 가능 상품 중 해외 ETF 수익률을 뛰어넘는 상품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가 ISA 내 해외 ETF 편입 비중 확대를 전망하는 이유다.
김보영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률에서 격차가 커 ISA 내 해외 ETF 비중은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본다”며 “내년에 국내 상장주식과 국내 주식형 펀드에만 투자가 가능한 ‘국내투자형’ ISA가 신설되면 국내 자본시장 수요가 지금보다 더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올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ISA 잔고는 30조6849억원으로, 전년 동기(21조8138억원) 대비 8조8711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