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加] 기업집단 시총 1위 삼성…밸류업 공시는 외면
SK·LG·현대차 등 공시 이어지는데 삼성은 0건, 보험·증권도 기약 없어
[밸류加] 밸류업의 가치를 더하다. 주요 상장사의 밸류업 공시를 핵심 지표를 통해 살펴봅니다.
기업집단 시가총액 1위 삼성그룹의 기업가치 제고 계획(밸류업) 공시가 전무하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 기준 삼성 기업집단에 속한 17개 상장사 중 현재까지 밸류업 공시를 발표한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반면 기업집단 시총 2위 SK는 20개 사중 5개 사(SK네트웍스, SK스퀘어, SK이노베이션, SK, SK텔레콤)가 밸류업 공시를 내놨고, 3·4위인 LG와 현대자동차도 각각 3개 사(LG, LG전자, LG이노텍), 4개 사(현대글로비스, 현대모비스, 현대자동차, 기아)가 공시에 참여했다.
밸류업에 있어 삼성그룹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전일 종가 기준 삼성그룹주의 시가총액은 약 510조원으로 전체 45개 기업집단 중 1위며, 전체 기업집단 시총의 33.5%를 차지했다. 전일 거래대금 또한 약 2조6200억원 수준으로 단일 기업집단 중 가장 많았다.
상당한 시장 영향력에도 밸류업을 예고하는 안내공시조차 나오지 않고 있다. 지난 상반기부터 적극적으로 밸류업 공시에 나서던 금융주에서도 삼성은 조용하다.
일례로 삼성증권은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9949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434억원) 대비 33.8% 증가했다. 4분기 적자를 내지 않는 이상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가 유력하다.
실적 개선에도 밸류업 계획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읽힌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현재 밸류업 공시 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어, 답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금융주인 삼성생명 역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 시행 지연을 이유로 밸류업 공시에 나서지 않고 있는 상태다.
업계는 삼성그룹 내에서도 삼성전자의 밸류업 공시 여부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시 영향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삼성전자가 밸류업 공시에 나서면 개별 주가나 전체 지수에 단기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이외 삼성그룹주들이 밸류업 대열에 합류하는데도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있던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계획에 대해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제반여건에 대한 검토 뒤 구체적으로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내용 외에 추가적으로 언급할 부분은 없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는 장중 5만500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대한금융신문 이현우 기자 lhw@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