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뒷심 발휘한 IBK…대다수 증권사는 ‘개점휴업’

중소기업 위한 코넥스 상장주관 작년 9개사→올해 3개사 급감해 낮은 수익성에 코넥스 회피 기류

2024-12-03     박이삭 기자

IBK투자증권이 연말을 맞아 코넥스 신규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면 대다수 증권사는 코넥스 상장에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증권사로서는 코넥스로 얻는 인센티브가 약한 까닭에 향후 코넥스 상장이 활성화할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지난주 소프트웨어 개발기업 유니씨와 주형·금형 제조업체인 창대정밀의 지정자문인(상장주관사)으로 이름을 올렸다.

거래소는 IBK투자증권이 제출한 상장적격성보고서 검토와 현장실사 절차를 거친 뒤, 이달 안에 이들 기업의 상장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올해 코넥스 시장에서 상장주관사로 참여한 증권사는 IBK투자(3건)·대신(1건)·키움증권(1건) 등 3개사에 불과하다. 재작년과 작년 각각 10개, 9개 증권사가 코넥스 상장을 주관한 것에 비하면 참여도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증권업계의 코넥스 회피 기류는 코스닥 상장 기준 완화와 맞닿아 있다. 본래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직상장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신설됐으나,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 제도가 생기면서 코스닥 직상장이 수월해졌다.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스닥 상장 기준 완화로 인한 코넥스 상장 침체는 필연적 결과”라며 “대형 증권회사일 경우 코넥스 시장보다는 코스닥 시장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직상장 선호가 두드러지는 건 코넥스 상장주관의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통상 코스닥 상장주관에서는 각 기업마다 수억~수십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코넥스 상장에서 증권사가 얻을 수 있는 수수료는 기업별로 1억원 남짓에 그친다.

코넥스 국고보조금이 전면 삭감된 것도 상장 침체의 또 다른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까지 금융위원회는 상장 도전 기업에 상장추진비용을 제공하는 코넥스시장 활성화 지원 사업을 진행해 왔다. 증권사에 납부하는 상장주관수수료와 외부감사인 감사수수료 등을 당국이 대신 납부해 주는 제도다.

금융위는 올해부터 해당 지원금을 예산에 포함하지 않고 있다. 국회와 기획재정부가 사업 효과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코넥스 상장 지원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국회 정무위원회는 ‘2023년도 금융위원회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보고’에서 “코넥스시장의 상장기업 수가 급감함에 따라 예산 집행률이 저조하고 수혜자도 협소하다”며 “상장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의 코넥스시장 활성화 지원 사업은 그 실효성을 갖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와 중소기업 모두 코넥스 상장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당국이 코넥스 생태계를 어떻게 보완할지 보다 근본적인 큰 그림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