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발해 미청약 물량 떠안은 3證, 원금 회수 ‘안갯속’

청약 흥행실패에 825억원치 주식 의무보유 외인 순매도·거래량 급감·계엄 여파 삼중고 현 주가 유지하면 KB 20억·키움 10억 손실

2024-12-06     박이삭 기자

KB·키움·대신 등 3개 증권사가 주관사 책임 차원에서 떠안은 KB발해인프라투융자회사(KB발해인프라) 미청약 물량의 원금 회수 여부가 안갯속에 갇혔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발해인프라 주가는 공모가(8400원) 대비 4.2% 하락한 8050원선에 거래 중이다.

KB발해인프라는 도로·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에 투자하는 국내 금융그룹 최초의 상장인프라펀드로 지난달 29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데뷔했다. KB증권이 상장 대표주관을 맡았고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이 공동주관사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진행된 KB발해인프라의 일반투자자 청약은 눈에 띄게 처참했다. 지난달 18~19일 이뤄진 일반청약 경쟁률은 0.27대 1에 그쳤다. 그에 따른 미청약 물량 규모는 총 825억6510만원에 달했다.

주관사들은 상장 후 3개월간 이 주식들을 자발적으로 의무보유함으로써 주가를 방어하기로 했다. 각 증권사가 인수한 주식은 보유 기간 동안 채무로 잡힌다.

문제는 해당 종목의 반등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이다. KB발해인프라 거래동향을 살펴보면 외국인투자자는 상장일인 지난달 29일부터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하고 있다. 기관투자자의 경우 지난 4일까지 순매수세를 보였으나 전날엔 순매도로 돌아섰다.

전체적인 거래량이 줄어드는 점도 투심 악화를 부추기고 있다. 상장 첫날인 지난달 29일 KB발해인프라의 거래량은 962만2227주에 달했으나 그다음 거래일인 2일의 거래량은 76만8785주로 급감했다. 최근 3거래일 동안 거래량은 일일 20만주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와 함께 비상계엄 여파로 인한 불확실성 역시 부정적인 변수로 상존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내림세가 계속되면 3개 증권사는 의무보유 해제 뒤 손실을 감수하고 해당 주식을 매도하거나, 손실 구간에 물려 있는 주식을 원치 않게 갖고 있을 수밖에 없다.

절대적인 주식 수로 보면 KB증권의 미청약 물량이 572만249주로 가장 많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환산할 경우 480억5009만원가량이다. 하지만 현재 주가 수준이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환산액은 460억4800만원 정도로 떨어져 20억원가량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KB증권 측은 일단 추이를 관망하겠다는 입장이다. KB증권 관계자는 “의무보유 기간이 끝난 뒤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며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청약 미달률을 기준으로 보면 키움증권이 97.2%로 가장 높다. 키움증권에 배정된 물량 중 2.8%가량만 청약이 진행됐다는 뜻으로, 3개 증권사 중 전체 배정 물량 대비 미청약 물량을 가장 많이 떠안았다.

키움증권의 공모가 기준 미청약 물량 환산액은 233억1948만원 수준이다. 그러나 현 주가가 유지된다면 환산액은 223억4784만원으로 떨어져 10억원가량의 손실이 발생한다. 키움증권 관계자 역시 “(의무보유 해제 후) 매도할지 보유할지는 해제 시점의 상황을 보고 판단하겠다”고 했다.

대신증권은 3개 증권사 중 인수물량이 가장 적은 만큼 손실 예상 규모도 상대적으로 작다. 대신증권의 공모가 기준 미청약 물량 환산액은 111억9553만원가량인데, 현 주가 수준이 이어질 경우 환산액은 107억2905억원으로 4억원가량이 손실이 생긴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