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AI 혁신전쟁…KB 1강 미래·NH·삼성·신한 4중
5개 증권사 AI 혁신서비스 지정 지정건수별로 보면 KB가 압도적 대형 증권사 중 한투만 고배마셔
금융당국이 인공지능(AI) 혁신서비스 지정에 박차를 가하면서 증권가 AI 경쟁의 판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KB증권이 업계에서 가장 많은 건수의 혁신서비스를 지정받아 앞서고 있고 그 뒤를 미래에셋·NH투자·삼성·신한투자증권이 쫓고 있는 모양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9일 금융위원회는 생성형 AI 활용 혁신서비스에 대한 첫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금융위·금융감독원 공동의 혁신금융심사위원회와 금융위의 정례회의를 거쳐 확정된 것이다.
금융위는 지난 9월 진행된 신청 기간 동안 총 74개 금융사에서 141개 AI 혁신서비스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그 가운데 9개사에서 10개의 혁신서비스가 지정됐고 증권업계에선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혁신서비스 사업자로 뽑혔다.
그러자 금융권에서는 141개의 접수 건에 비해 터무니 없이 적은 건수가 지정됐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금융위와 금감원은 지난 10일 “혁신서비스 지정에 대한 금융권에 높은 관심도를 감안할 것”이라며 “속도감 있게 혁신서비스를 지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11일 금융위는 정례회의를 열고 20개사에서 24건의 AI 혁신서비스를 추가로 지정했다. 증권업계에선 미래에셋·삼성·신한투자증권 등이 혁신서비스 사업자로 합류했다.
혁신서비스로 지정된 건수별로 보면 KB증권이 7건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KB증권의 경우 지난 9일 환전·자산관리 등에서 제공되는 대화형 서비스가 AI 혁신서비스로 지정됐다.
이어 11일엔 총 6건의 AI 혁신서비스가 추가 지정됐는데 일반 고객을 위한 서비스(2건)보다 회사 임직원을 위한 서비스(4건)가 더 많다. 대표적으로는 고객 투자 성향을 분석한 뒤 임직원으로 하여금 고객에게 적합한 상담 정보를 제공케 하는 서비스가 있다. 아울러 업무 효율성 향상 목적에서 임직원에게 맞춤형 업무 지식을 자동 생성해 주는 서비스도 있다.
그다음으로 미래에셋증권이 2건의 AI 혁신서비스를 지정받아 뒤를 잇고 있다. 해외뉴스 등 고객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1건과 임직원을 위한 맞춤형 고객 재무 상담 스크립트 서비스 1건이다.
NH투자·삼성·신한투자증권 등 3개사는 모두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가 각 1건씩 AI 혁신서비스로 지정됐다.
NH투자증권은 맞춤형 시황 정보 및 실시간 요약 서비스, 삼성증권은 해외뉴스·공시 등 맞춤형 콘텐츠 서비스, 신한투자증권은 자연어(일상적인 언어) 질의를 통한 맞춤형 투자상품 제공 서비스다.
이들 5개 증권사의 AI 혁신서비스는 외부 인터넷망의 생성형 AI를 이용하도록 특례를 부여받는다. 지난 2013년 도입된 금융사 망 분리(외부 인터넷 차단) 규제가 생성형 AI 활용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에서 비롯된 조치다.
한편 국내 대형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은 두 번에 걸친 AI 혁신서비스 지정에 포함되지 못했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AI 랩어카운트 서비스에 대해 혁신서비스 접수를 했으나 아직 지정됐다는 결과를 못 받았다”고 전했다.
대한금융신문 박이삭 기자 gija824@kbanker.co.kr